이완규(앞줄 왼쪽) 법제처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제처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이완규(앞줄 왼쪽) 법제처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제처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 ‘정책’ 뒷전 ‘정쟁 국감’

상임위원장 고압적 자세 논란
지난해까진 역대 총 6건 불과

고발·막말·설전에 ‘민생 실종’
국힘 “막말 의원 윤리위 제소”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들이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 일주일 만에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피감기관 관계자에게 2건의 퇴장명령을 내렸다. 피감기관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역대 퇴장명령은 지난해까지 총 6건에 불과했다. 국감에 출석하지 않은 증인을 이미 3명 고발했고, 추가 고발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막말 논란까지 벌어지면서 정쟁만 난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제강점기 선조 국적은 일본”이라는 견해를 고수하다 퇴장 조치됐다. 그 과정에서 김 장관은 “퇴장해야 할 이유를 밝혀 달라”며 반발했고, 민주당 소속 안호영 환노위원장은 김 장관에 대한 국감 증인 출석요구 철회 안건을 상정해 야당 단독 투표로 의결했다.

같은 날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황인수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1국장이 마스크를 벗으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아 퇴장당했다.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도 황 국장에게 마스크를 벗으라고 명령해 달라는 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의 요구를 거부해 같이 퇴장됐다가 국감장에 복귀했다.

지난해까지 역대 국감에서 피감기관 관계자가 퇴장당한 건 2000년 1건(김재기 근로복지공단 감사), 2009년 1건(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 전원), 2010년 1건(정인수 한국고용정보원장), 2022년 1건(강승규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김은혜 홍보수석비서관), 2023년 2건(KBS 직원 2명, 유창오 공영홈쇼핑 상임감사) 등 단 6건이었다.

국감에 출석하지 않아 위원회가 고발한 증인은 3명이다. 교육위원회는 11일 민주당 주도로 김건희 여사의 석·박사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하지 않은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 등 3명에 대한 고발 안건을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은 “국방위원회 국감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 위증을 했다”며 추가 고발을 예고했다.

계속되는 막말 논란은 ‘정쟁 국감’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가 참석한 오찬 간담회에서 가야금 연주가 이뤄진 것을 두고 “(청와대를) 기생집으로 만들었다”라고, 같은 당 장경태 의원은 “국회의원이 검사의 아랫도리를 비호하는 것도, 나쁜 손버릇을 가진 김 여사를 비호하는 것도 한심하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감을) 정쟁 소모전으로 몰아가는 데 앞장서고 있다”며 “신성한 국감장을 막말로 더럽힌 양문석·장경태 의원, 고인을 모독한 김영배 민주당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민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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