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전 문제 유출된 고사실
시험 직전까지 폰 사용 드러나
“챗GPT로 먼저 풀어” 자수 글도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시험 중 불거진 ‘문제 유출’ 논란이 총체적 시험 관리 부실 의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연세대 측은 재시험을 치르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문제지를 직접 찍은 사진까지 등장하면서 전자기기 소지·사용에 대한 관리·감독이 부실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4일 연세대 등에 따르면, 시험 당일인 12일 오후 2시부터 치러져야 했던 자연계열 논술시험 한 고사장에서 감독관이 오후 12시 55분쯤 시험지를 배부하는 일이 발생했다. 감독관이 시작 시간을 착각해 예정보다 1시간가량 일찍 시험지가 수험생들에게 노출된 것이다. 연세대 측은 감독관이 이 같은 실수를 뒤늦게 깨닫고 15분쯤 뒤에 시험지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순히 시험지가 먼저 공개된 것을 넘어, 시험 시작 직전까지 해당 고사실의 수험생들이 다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곁눈질로 문제를 파악한 학생들이 휴대전화로 문제 풀이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실제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감독관이 시험지를 정리하는데 1문항 그림이 슬쩍 보였다”면서 “정사각형 4개 등분되는 직사각형 그림이 있다”는 내용 등 문제에 관한 게시글이 오후 1시쯤 올라왔다. 심지어는 자신이 챗GPT를 통해 문제를 미리 풀었다며 공익을 위해 자수하겠다는 게시글도 등장했다. 글 작성자는 “챗GPT 운영사인 오픈AI에 사용 시각을 알려줄 수 있냐고 문의해둔 상태”라면서 “정황상 고사실에 나 말고도 여러 학생이 시험지를 (미리) 본 것은 확실하다”고 썼다.

온라인상에는 수험생들이 시험 문제를 직접 찍은 사진까지 떠돌고 있다. 이날 자연계열 논술시험 한 문항에 출제 오류가 있었는데, 이 오류까지 그대로 촬영돼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포됐다. 연세대 측은 “문제지가 사전에 직접 유출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며, 논술시험의 공정성을 훼손시킬 만한 행위는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해 현 단계에서 파악하지 못한 입시의 공정성을 해치는 일이 있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필요하면 경찰에 수사 의뢰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수한·노지운 기자
전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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