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권영민(34)·김지현(여·26) 부부

“저 클럽 갈 거예요. 오빠가 제 남자친구도 아니잖아요?” “나, 너 보려고 대구 가는 중이야.”

저희의 연애는 저(지현)의 당돌한 도발(?)에서 시작됐습니다. 남편과 처음 만난 건 제가 일하던 미용실에서였어요. 미용실 실장님 단짝 친구던 남편이 손님으로 왔는데,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남편도 제게 호감이 있었는지, 실장님을 통해 제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연락해 오더라고요. 하지만 계속되는 썸에도 남편은 고백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도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해가 바뀌고 20살이 되자 남편에게 클럽에 가겠다고 선언했거든요. 당시 부산에 머물던 남편은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제가 있던 대구로 달려와 고백하더라고요.

저희는 약 5년간의 연애 끝에 지난해 6월 결혼했습니다. 만나면서 크게 다툰 적도 없었고, 갈등이 생기더라도 곧장 이야기해 풀곤 했어요.그런데 저희 앞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 있었답니다. 우리 집은 독실하게 기독교를 믿는 데 반해 남편은 불교 신자 집안이었거든요. 부모님께서는 사윗감으로 같은 기독교 신자를 원하셨어요. 보통 종교 문제 때문에 헤어지는 커플도 많잖아요? 하지만 저희는 다행히 그런 위기를 겪진 않았답니다. 남편이 연애 2년 차부터 함께 교회를 다녔거든요.

결혼한 지 1년이 지난 요즘, 저희는 아이를 갖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랜 연애 끝에 결혼해서 아이를 언제 가질까 고민하던 차에 난소 검사 등을 받아봤거든요. 그런데 난소 나이가 너무 높게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바로 아이를 갖자고 결정한 상태입니다. 직업 특성상 저보다 먼저 퇴근하는 남편은 매일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어요. 이런 남편과 사이좋게 아이를 키우며 행복하게 사는 게 목표입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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