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160돌 특별전 내일 개막
정명공주 서예‘화정’등 선봬


정명공주가 쓴 ‘화정’
정명공주가 쓴 ‘화정’
간송 전형필(1906~1962·사진 오른쪽 네번째)의 스승으로, ‘문화보국(文化保國)’ 정신을 물려준 위창 오세창(1864~1953·오른쪽 다섯번째)의 탄생 16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위창 오세창: 간송컬렉션의 감식과 근역화휘’가 16일 서울 간송미술관에서 개막한다.

오세창은 3·1 운동 당시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인 민족대표 중 한 사람으로 서예가, 전각가이기도 했다. 전시에는 오세창과 전형필 간의 일화가 담긴 유물을 중심으로 정명공주 서예품, 화첩 근역화휘, 인장 등 이들의 감식안을 엿볼 수 있는 소장품 108점을 대거 공개한다.

조선 선조의 딸 정명공주(1603~1685)가 쓴 ‘화정(華政)’은 유례가 없을 만큼 뛰어난 대작으로 꼽힌다. ‘빛나는 정치’라는 뜻만큼, 후대 국왕들에게도 오랜 세월 존경받은 상징적 작품이다. 전형필이 1936년부터 1938년까지 서화·골동 구입 내력을 기록한 ‘일기대장’을 통해 오세창이 소장하고 있다가 1937년 간송에게 전해진 사실이 밝혀졌다.

신윤복의 ‘휴기답풍’.
신윤복의 ‘휴기답풍’.


근역화휘는 우리나라를 뜻하는 ‘근역’(槿域)에서 알 수 있듯, 역대 서화가의 회화 작품을 선별해 엮은 화첩이다. 전시에는 간송미술관 소장 3종(7책·1책·3책)을 비롯, 이에 수록된 대표작 46점도 선보인다. 한국 회화사의 백미로 꼽히는 유물로서, 일제강점기 오세창이 문화유산 수집에 헌신한 증거이자 산물이다. 서울대학교박물관에도 3책 근역화휘 1종이 소장돼 있는데, 이 넷 중 1916년에 제작된 7책(간송본)이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근역화휘로 확인됐다.

오세창이 전형필에게 선물한 44과의 인장도 처음 공개된다. 전형필의 성명, 아호(雅號) 등을 새긴 다양한 재료와 크기의 인장과 함께, 서화가들을 위해 오세창이 직접 전각한 인장들도 나온다. 이 중 근대 미술계 거장 안중식(1861~1919)의 인장 10과는 실제 사용된 인장으로 확인돼 그 가치와 의미를 더한다. 한편, 50여 년간 무료로 전시를 열어 온 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기해 유료화를 결정했다. 성인 5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는 3000원이다. 전시는 12월 1일까지.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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