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풍납토성 발굴조사 현장에서 성공적인 축성을 기원하는 의례 행위의 흔적(사진)과 한성기 백제인의 축성기법이 새롭게 확인됐다. 풍납토성은 둘레 3.8㎞에 이르는 규모와 조사 과정에서 출토된 어마어마한 양의 유물로 미루어 백제의 왕성으로 추정돼 온 곳이다.
2017년부터 풍납토성 서성벽 복원지구 발굴조사를 진행 중인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는 의례 행위에 사용된 유물과 백제인들의 수준 높은 축성기술을 발견할 수 있는 판축기법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서성벽 기반층에서 발견된 지진구(地鎭具)는 건물을 짓기 전, 땅의 기(氣)를 눌러 안전을 빌기 위해 묻은 상징물이다. 또한 공헌물로 묻은 동물 유해도 발견돼 대규모 공사의 공식적 시작을 알리는 행사가 있었음을 드러낸다.
또한 성벽에서는 2.5m 이상의 나무 기둥 ‘장목주(長木柱)’가 10여 개 정도 발견됐다. 이전에도 동쪽 성벽에서 1개가 모습을 보였으나 그 용도를 완벽히 추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성벽을 깊이 파내려 간 이번 조사를 통해 본 결과, 현대 건축물의 뼈대가 되는 ‘에이치(H)빔’과 같은 역할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관계자는 “풍납토성은 규모를 현대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건축기법을 자랑한다”며 “당시 백제인들이 왕성을 짓기 위해 중국 지역으로부터 들여온 건축 기술이 완전히 자리 잡은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7, 18일에는 송파구 발굴 현장에서 현장설명회가 진행된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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