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세계로 열린 청정한 섬, 글로벌 휴양도시 제주’를 주제로 열린 스물아홉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입장하며 참석자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세계로 열린 청정한 섬, 글로벌 휴양도시 제주’를 주제로 열린 스물아홉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입장하며 참석자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한해 환자 14만명 가량이 ‘원정 진료’를 떠나는 제주에 2027년 1월 상급종합병원이 세워진다. 그동안 제주는 서울 진료권역으로 묶여 상급종합병원 지정 심사에서 소외됐는데, 정부는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를 위해 전국 진료권역을 재설정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15일 제주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세계로 열린 청정한 섬, 글로벌 휴양도시 제주’를 주제로 29번째 민생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정부는 ‘의료와 교육이 뒷받침되는 살기 좋은 제주’를 만들기 위해 제주도 내에서 중증·응급 최종치료가 가능한 지역완결적 의료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는 차기(2027∼2029년) 상급종합병원 지정 시 전국 진료권역을 재설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제주에서 원정 진료를 떠난 환자는 14만명 이상으로, 10년 만에 56% 늘었다. 이들이 지출한 진료비는 2393억원가량으로, 10년 만에 19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올해 연말까지 진행되는 상급종합병원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연구가 종료되면, 이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진료권역의 적절성을 포함한 제도 전반을 개선할 방침이다.

조귀훈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연구가 끝나면 의료계 안팎의 의견을 취합해 내년 6월에 진료권 재설정에 대해 예비고시할 예정"이라며 "이후 의료기관 설명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해 2026년 6월에 최종 고시를 하고, 8월까지 신청받아 11월까지 환자 조사를 한 다음 2027년 1월부터 새로운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윤순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제주도는 섬이라는 환경적 특성상 자연재해로 인해 응급헬기 이동 등에 제한이 있고, 매년 100만 명 이상 관광객이 방문한다는 의료 환경상의 특수성도 갖고 있다"며 "진료권 재설정 검토 시 이런 것들을 감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진료권역이 새로 구분되면 제주도민이 ‘지역완결적 의료체계’ 내에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진료권역은 서울, 경기 서북/남,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동/서 등 11개로 나뉘어 있다. 진료권역 설정 기준은 인구수(100만명 이상), 거주환자의 권역 내 의료기관 이용 비율(40% 이상), 환자 이동거리(소요시간 120분 이내) 등이다. 인구수가 70만명가량인 제주도는 이같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그동안 별도 진료권역으로 분리되지 못하고, 서울 진료권역에 통합돼 있었다.

제주 종합병원들은 권역별로 정해진 병상수를 두고 서울권 병원과의 경쟁에서 밀려 번번이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탈락했다. 이에 제주 거주 환자들은 인력과 장비를 갖추고 정부 지원까지 받는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중증질환자들은 수도권 병원 등으로 원정 치료를 받아왔다.

권도경 기자
권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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