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기 투표 의향 유권자 조사서
해리스, 전국서 8.8%P 앞섰지만
경합주 7곳, 트럼프에 1%P 밀려
8년전 힐러리 패배 연상에 긴장
‘흑인남성 위한 기회’ 어젠다 띄워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박빙 판세의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전국 조기 투표 의향 유권자 조사에서는 크게 앞서지만 경합주에서는 오히려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조사가 나왔다. 전국 득표율에서 앞서고도 경합주에서 밀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승리를 내줬던 2016년의 ‘데자뷔’가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제기된다. 판세 변화에 예민한 베팅 사이트에서도 두 후보 간 격차는 1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14일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지난 11∼13일 하버드 미국정치연구소(CAPS)와 여론조사업체 해리스폴이 등록 유권자 314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조기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 중 해리스 부통령은 51.4%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42.6%)을 8.8%포인트 차로 앞섰다. 하지만 경합주 7곳의 조기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로 한정한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은 47%로 48%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 1%포인트 뒤졌다. 조사 공동 책임자인 마크 펜은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트럼프의 스윙 스테이트(경합주)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전국 득표율에서는 2.1%포인트(286만4974표) 차로 앞섰지만 주요 경합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며 30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던 결과가 연상되는 조사다. 경합주에 집중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승세에 대표적인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의 대선 승자 예측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55%, 해리스 부통령이 45%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가 10%포인트 벌어진 것은 해리스 부통령 등장 후 처음이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승세를 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날 해리스 캠프는 예년에 비해 결집도가 크게 떨어진 흑인 남성 유권자 표심에 구애하기 위해 ‘흑인 남성을 위한 기회 어젠다’라는 제목의 공약을 발표했다. 흑인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에게 미국 전체 유권자의 약 14%에 달하는 흑인 유권자층은 텃밭과도 같은 ‘표밭’으로 간주돼 왔지만 정작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지난 1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흑인 유권자의 78%만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년 전 흑인 유권자의 90%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것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표적인 보수 성향, 친트럼프 성향 매체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도 응했다. 보수 성향 유권자에게도 다가가겠다는 취지다.
한편 두 후보는 이날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에 동시에 출격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벨웨더(지표) 카운티인 이리 카운티에서 유세를 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 최대 도시인 필라델피아 교외에 위치한 오크스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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