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에‘규제개혁 186건’건의
“노조 인권침해 주장에 무산돼
현장 안전투자 제도 개선 필요”
비대면 배송 표준 약관 개정
반도체단지 세제지원도 요구
A 조선소는 최근 위험한 작업 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중대재해 사고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인체감지용 CCTV 설치를 추진했으나, 노동조합의 반대에 부딪혀 도입을 중단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첨단 안전 투자를 늘리겠다는 경영진의 설명에도 과도한 감시가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노조 우려에 가로막힌 것이다. A사 안전담당자는 “건설 현장에서는 스마트 기술이 안전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반면 제조 현장은 안전 투자도 노조 눈치를 봐야 한다”며 “사업장 내 CCTV 설치 의무 신설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6대 분야(현장애로·안전·기업경영·세제·노동·환경)에서 총 186건의 규제개혁 과제를 발굴해 국무조정실·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에 건의했다고 15일 밝혔다. 분야별 규제개혁 과제 건수는 현장애로가 66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안전 35건·세제 24건·노동 23건·환경 21건·기업경영 17건 순이었다.
분야별 주요 규제개혁 과제를 보면, 현장애로 분야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배송이 일반화하는 상황에서 대면 수령을 원칙으로 규정한 택배 표준약관에 대한 개정이 건의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택배기사는 문 앞에 물품을 배송하고 이용자에게 인증 문자를 보내고 있는데, 이 같은 비대면 배송은 원칙적으로 표준약관에 어긋난다”며 “최근 드론을 활용한 배송 기술까지 개발되는 상황에서 비대면 배송 관련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세제 분야에서는 미국·일본 등 주요국이 자국 내 첨단산업 생산기지에 대한 세제·보조금 지원을 늘리고 있는 만큼,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 등을 위한 국내 세제 지원 확대가 꼽혔다. 이밖에 노동 분야에는 무분별한 집회·시위 관행 개선, 환경 분야에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계약전력 산정기준 개선, 기업경영 분야에는 공정거래법 위반 시 과도한 형사처벌 개선, 안전 분야에서는 CCTV 설치의무 제도화와 함께 국산차와 수입차의 이원화된 검사 인력 기준 합리화 등의 내용이 주요 규제개혁 과제에 담겼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은 “작은 규제가 기업에는 절벽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덩어리 규제나 킬러 규제 등을 적극적으로 발굴·개선해 민간의 규제개혁 체감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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