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 위치한 나세르 병원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진 희생자들의 유족들이 시신을 끌어안고 흐느끼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20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마드 아부 티마 등 최소 55명이 사망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15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 위치한 나세르 병원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진 희생자들의 유족들이 시신을 끌어안고 흐느끼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20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마드 아부 티마 등 최소 55명이 사망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원물품 트럭 1일 350대 허용
추가 통행로 개방 등 요구 서한
이 “우려사항 美와 함께 대처”

유럽선 ‘이, 유엔군 공격’ 비판


미국이 이스라엘에 “30일 안으로 가자지구 내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지 않을 경우 군사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가자지구 전역에서 공세 수위를 재차 높이고 레바논 남부에서는 유엔평화유지군 기지까지 공격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폭주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유럽 주요국 정상들도 이스라엘군의 유엔군 공격을 용납할 수 없다며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15일 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13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담당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이 악화하는 가자지구 내 인도적 상황에 우려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에 오는 11월 13일까지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측이 요구한 구체적인 조치는 △인도적 지원 물품 선적 트럭 최소 일일 350대 가자지구 진입 허용 △가자지구로 향하는 추가 통행로 개방 △지원 물품 배급을 위한 전투 중단 △가자지구 북부 고립 해제 등이다.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이스라엘이 해당 조치들을 시행하고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의지를 보이는 데 실패하면 국가안보각서-20(NSM-20)과 관련 미국법에 의거한 정책상 함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NSM-20은 미국으로부터 안보 지원을 받은 국가가 국제법과 인도주의법 등에 부합하도록 이를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사실상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 중단’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도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이스라엘의 유엔평화유지군 공격에 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기 나라가 유엔의 결정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이날 의회 연설에서 “아직 사상자나 심각한 피해는 없지만 유엔군에 대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며 18일 레바논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영국은 이스라엘 정착민 단체 4곳에 대해 요르단 강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을 상대로 한 폭력 행위를 지원했다며 경제 제재를 예고했다.

이스라엘은 미국 정부의 경고 서한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당국자는 “이스라엘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서한에서 제기된 우려들을 우리의 미국 측 카운터파트들과 함께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국제 사회 비판에 날을 세우며 전선을 확대 중이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스라엘 국가 수립은 유엔 결의안이 아니라 독립전쟁에서 많은 영웅적 용사들의 피로 거둔 승리로 이뤄진 것”이라고 마크롱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동남부 접경지인 골란고원 일부 지역에 매설된 지뢰를 제거한 후 참호와 진지들을 추가로 구축하며 전선 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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