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최연호(33)·김아림(여·33) 부부
저(아림)와 남편은 10년 넘게 친구로 지내다 연애를 했고, 지난해에는 결혼해 부부가 됐습니다. 저와 남편이 처음 만난 건 갓 스무 살이 됐을 때였어요.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호프집에 항상 무리 지어 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남편은 그중 하나였죠. 자주 보다 보니 안면을 트게 되고 친해지게 됐는데, 알고 보니 남편과 제가 중학교 동창이더라고요. 이후로 남편과는 쭉 좋은 친구 사이로 지냈습니다.
26세가 되던 해, 남편은 아랍으로 파견 근무를 나가면서 제게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연애를 시작하다 헤어지면 둘과 공통된 친구들과의 관계도 어색해질 것 같아 거절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만약 그때 사귀었다면 결혼까진 이어지지 않았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남편은 제가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는데도 계속 저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어요. 가끔 한국에 왔다 출국할 때면 꼭 저를 만나 밥 한 끼를 먹고 파견지로 떠났어요.
그러던 둘 사이가 반전을 맞은 계기는 바로 교통사고. 제가 이사할 때 남편이 본인 차로 도와주고 있었는데, 교통사고가 나 동시에 입원했답니다. 같은 병원에 누워 있다 보니 뭔가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 들었어요. 남편이 문득 “넌 내 어디가 좋니?”라고 플러팅 하길래 저도 모르게 “너랑 있으면 내숭 떨지 않고 나답게 있을 수 있다”고 대답했거든요? 그랬더니 저와 남편이 병원에서 즐겨 찾던 장소로 절 데려가 사귀자고 하더라고요. 그땐 거절할 이유가 없었어요. 그렇게 병원에서 저희의 1일이 시작됐습니다.
저희는 연애를 시작한 지 888일 되는 지난해 9월 결혼했습니다. 결혼식은 좀 특별하게 진행됐어요. 보통 신부가 입장할 때 친정아버지가 에스코트하는데, 전 작은아버지가 해주셨답니다. 작은아버지의 딸, 즉 제 사촌이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작은아버지는 버진 로드를 걸어보시지 못했거든요. 조카인 저라도 같이 걸어드리고 싶었어요. 지금은 남편 직장 문제로 주말 부부로 지내고 있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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