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한도 안넘게 ‘반전세 계약’
해마다 늘어… 올해도 210건
서울 서초구에 사는 A 씨는 2024년 1월 주택가격이 약 35억 원인 빌라를 전세보증금 7억 원, 월세 520만 원에 반전세 계약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신청했다. 해당 빌라는 전·월세 전환율을 적용해 월세 없이 전세로만 빌렸다고 가정하면 보증금이 약 18억 원에 달한다. HUG 보증금 한도(수도권 7억 원)를 넘는 초호화 빌라지만, HUG는 한도를 넘지 않았다며 가입을 허가했다.
HUG가 전세반환보증에서 초고가 주택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자 A 씨처럼 보증금을 지원 한도에 맞춰 전세를 설정하고 그 차액만큼을 월세로 보전하는 사례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 현재 기준 A 씨의 사례처럼 보증금 7억 원에 월세 500만 원 조건으로는 한남동 유엔빌리지, 강남 중심의 단독주택에도 거주할 수 있다. 서민주거안정 기여라는 HUG의 설립목적과 위배된다는 지적이 16일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재(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5년(2019년∼2024년 8월) 동안 HUG에서 발급한 전세반환보증에 대해 전·월세 전환율(5.8%)을 대입해 임차보증금을 재산정한 결과 총 882건이 가입요건(수도권 7억 원·지방 5억 원)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은 2019년 55건(167억 원)·2020년 60건(179억 원)·2021년 104건(300억 원)·2022년 217건(635억 원)·2023년 198건(543억 원) 등 증가 추세를 보였고 올해는 8월까지 210건(588억 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반환보증 가입 요건을 넘긴 사례 중 759건(86.1%)은 주택 가격 시세가 소득세법상 고가주택 기준인 12억 원 이상이다. 시세가 20억 원이 넘는 주택도 213건(24.1%)에 달했다. 올해 8월 기준 전국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가)은 64%로, 시세 12억 원 주택의 전세가는 7억6800만 원이다. 수도권 보증한도 7억 원을 넘는다.
김 의원은 “고액 반전세가 서민주거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HUG 전세반환보증에 가입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전·월세 전환율을 적용해 보증금을 재산정하고, 재산정된 보증금이 7억 원을 초과하는 계약은 보증 가입을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UG와 같은 조건으로 전세반환보증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는 지난달 말부터 전·월세 전환율을 적용해 임차보증금을 재산정하고 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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