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벨상 보유’ K - 문학의 미래를 보다 - <下> ‘다양성’으로 채워지는 출판계

강윤정 문학동네 편집부장
“모든 작가에게 실질적인 격려”

김필균 문학과지성사 편집장
“좋은작품 더 많이 찾는 계기로”

박혜진 민음사 편집부장
“순문학 넘어 대중소설로 확장”


‘노벨상 콤플렉스’를 넘어선 한국문학, 이제 국내 출판계는 그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포스트 한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출판계에서는 우리 소설이 가진 ‘다채로움’에 대한 믿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디 에센셜: 한강’과 ‘날개 환상통’, ‘82년생 김지영’까지 국내 주요 출판사에서 근무하며 작품의 편집을 이끌었던 한국문학의 편집자들에게 한국문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강윤정 문학동네 편집부장은 “2000년대와 비교해 사회 전반에 대한 문학의 영향력이 축소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세계적 경향”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강 편집자가 주목하는 문학출판계의 새로운 동력은 ‘다양성’이다. “SNS를 통해 독자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게 되면서 독특한 취향까지 만족시키는 책을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젊은 편집자들은 신춘문예까지 샅샅이 살펴, ‘나만의 작가’를 발굴해 적극적으로 회사를 설득한다”고 덧붙였다.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서는 “30년 동안 나다움을 잃지 않고 썼던 한강 작가의 수상이라 더욱 큰 의미”라며 “작가들에게는 추상적이지 않은 희망이자 실질적 격려가 된다”고 말했다. “‘노벨상 보유국’에서 한강이 만들어낸 소설 속 인물을 읽고 자란 세대가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내놓을 시간이 벌써 기대됩니다.”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교정에 동문인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박윤슬 기자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교정에 동문인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박윤슬 기자


김필균 문학과지성사 편집장 또한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을 기다리며 출간 소식에 곧바로 반응했던 과거와 달리 독자들의 반응이 줄어든 느낌”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문학 독자의 실종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도서전 등 현장에서 만난 독자들로부터 책을 추천해달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며 “독자의 취향에 맞춰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 소설이 사소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로 획일화된다는 분석에는 경계를 표했다. “편집자이자 독자로서 느낀 건 한국문학이 변화나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작가들이 만든 탄탄한 토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 그 위에서 다양한 실험과 시도가 이루어진다는 것이에요.”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국문학 자체에 관심이 커지길 바라는 소망도 나타냈다. “이번 수상은 갑작스러운 이변은 아닙니다. 한국문학에는 이미 세계가 읽고 싶어 하는 작품들이 많이 있고 독자들이 더 많이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문학평론가인 박혜진 민음사 편집부장은 지금 주목받는 작품의 경향으로 ‘대중소설’을 제시했다. 최진영의 ‘구의 증명’을 시작으로 양귀자의 ‘모순’, 정대건의 ‘급류’ 등 “원초적이고 강렬한 감정을 다룬 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보다 앞서 노벨문학상 수상국이 된 일본의 흐름과도 같다. 박 편집자는 “일본의 경우 나오키상을 수상한 대중적인 작품을 중심으로 시장이 활성화된 것처럼 한국의 시장도 2000년대의 ‘순문학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대중소설로 커가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한 박 편집자도 다양해지는 한국 소설에 대해 긍정적이다. 그는 “‘포스트 한강’을 찾으며 ‘한강’적인 소설을 발굴하는 것이 아니라 윤고은 작가가 대거상을 받고 편혜영 작가가 셜리 잭슨상을 받으며 세계에서 호명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 작가가 1990년대에 등단해 30년에 걸쳐 이뤄낸 성과잖아요. 이번 수상 소식은 지금 제가 일하는 1990년대생 작가들과 30년 뒤에 만들어갈 결과를 기대하게 만들어요.”

신재우·장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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