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컨설턴트’를 자처하는 명태균 씨의 잇단 폭로전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여권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 급기야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15일에는 김건희 여사와 나눈 카톡 대화 내용을 공개한 데 이어 추가 폭로까지 시사했다. 대화 내용도 충격적이지만, 대통령실이 왜 명 씨의 주장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 부부가 정직하게 전모를 밝히고, 부적절한 교류 등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폭로 주장이 나올 때마다 찔끔 대응하는 방식은 효과도 없고, 오히려 또 다른 게 있을지 모른다는 의구심만 키울 뿐이다.
명 씨가 이날 공개한 문자에 따르면, 김 여사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히 의지하는 상황”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표현은 천박하고, 내용도 심상치 않다.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날 “명 씨를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자신이 김 여사와 밀접한 관계였음을 과시하기 위해 이런 문자를 공개했다. 그는 자신의 막내딸 사진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김 여사가 이 딸을 본 적이 있다는 사실을 이용해 간접적으로 압박하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김 여사 문자에 나오는 ‘오빠’가 윤 대통령이라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대통령실과 명 씨는 김 여사 친오빠라고 밝히고 있다. 대통령실은 “사적 대화”라고 하지만, 김 여사 친오빠의 정치 개입 가능성이 새롭게 제기되는 등 어느 쪽이든 파장이 불가피하다.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 받는 명 씨는 이미 “한 달이면 하야 탄핵” 등의 주장을 해왔는데, 협박 강도를 더 높이는 셈이다.
이와 별개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시기(2021년 8월 30일∼11월 5일)에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 ‘마사지’를 요구하는 녹취록도 공개됐다. 국민은 물론 여당 의원들 분위기도 악화 일로다. 대통령 부부의 과감한 결자해지 결단이 더 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