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총, 국내 340개사 설문

“관련 없는 작업까지 중단돼
생산타격 부작용” 이유 꼽아


국내 기업의 60%는 중대재해 발생 시 고용노동부가 내리는 작업중지 명령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사고 원인과 관계없는 작업에까지 광범위하게 중지 조치가 적용돼 생산중단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합리적 운영을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내 기업 340개사를 대상으로 ‘중대재해 발생 시 고용부의 작업중지 조치에 대한 인식과 문제점’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1%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부정적이라고 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재해 발생 원인과 관련이 없는 작업까지 중지시켜서(44%)’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생산중단으로 기업피해만 커질 것 같아서(23%)’ ‘기업에 대한 제재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어서(19%)’ ‘중대재해 예방에 효과가 없는 것 같아서(14%)’ 순으로 조사됐다.

작업중지 조치 제도 중 개선이 필요한 사항(복수응답)에 대해 기업들은 ‘작업중지 해제심의위원회 폐지(53%)’ ‘작업중지 해제절차 간소화(52%)’ ‘중지 명령 요건(급박한 위험 등) 구체화(49%)’ 등을 꼽았다. 작업중지 명령 후 이를 해제하는 과정에서 절차가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려 기업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경총이 최근 3년 내 중대재해가 발생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업장을 분석해보니 작업중지 총 기간(작업중지 명령일로부터 중지가 완전히 해제된 날)은 평균 49.6일(최소 14일·최대 150일)이었다. 작업중지로 인한 손실액(협력사 피해액 포함)은 기업 규모에 따라 차이가 컸으며, 최소 1억5000만 원(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최대 1190억 원(1000인 이상 사업장)이었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산재 위험도와 경영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중지명령으로 인해 사고 기업뿐 아니라 협력 관계에 있는 기업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작업중지가 제도 본래의 취지에 맞게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입법·제도 개선이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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