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부산, 전남 등 전국 4곳의 기초단체장을 뽑는 10·16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2곳의 텃밭을 지켜내면서 큰 이변 없이 끝났다.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는 국민의힘, 전남 영광과 곡성군수는 민주당이 승리해 한동훈·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타격은 피하게 됐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4·10 총선 패배에 이어 김건희 여사 관련 악재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선거를 이끈 한 대표에게는 이번 승리가 각별하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치열했던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가 61.03%를 얻어 조국혁신당과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38.96%에 그친 민주당 김경지 후보를 22.07%p차로 압승했다. 연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녹취록이 터지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율과 김 여사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승리를 함으로써 위태롭던 한 대표에게 큰 정치적 자산이 됐다. 원래 보수 우세 지역이긴 하지만 한 대표가 7차례나 선거 지원유세를 위해 방문했고,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이 보수 결집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가 “민심이 변화와 쇄신의 기회를 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듯이 다음 주 예정된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 여사 문제, 악화하는 의료 사태 등 정국 현안에 대한 대책을 내놓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윤 대통령도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요구를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한 대표 얘기처럼 사실상 마지막 쇄신 기회를 준 것으로 판단하고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선, 한 대표가 요구한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자제와 대통령실 인적 쇄신 문제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명 씨의 문자 등에서도 김 여사의 선거·공천 개입 의혹이 제기된 만큼 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더욱이 17일 서울중앙지검이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대해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하는 결정을 내려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명품 가방에 이어 도이치모터스 사건도 불기소하면 검찰이 불공정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야당이 재상정할 김여사특검법을 방어할 명분이 약해질 수 있다. 다음달이면 임기 반환점을 도는 만큼 육참골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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