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마스 수장 어떻게 제거했나
훈련부대 순찰중 맞닥뜨려 교전
사살후 DNA 검사로 신원 확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수장 야히야 신와르 사망은 이스라엘 정보기관에 의한 암살이 아닌 순찰 중이던 군 부대에 의해 우연히 발생한 일이었다. 이스라엘군 훈련부대가 통상적인 순찰 도중 하마스 부대원들과 만나자 교전을 벌였는데 사살한 대원 중 1명이 신와르로 확인된 것이다. 세계 최고 역량을 가진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추적을 피해 신출귀몰한 행보를 해오던 신와르가 숙련도가 떨어지는 훈련부대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17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828보병여단 소속 소대 지휘관 훈련부대는 전날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인근 텔 술탄에서 우연히 하마스 대원들과 마주쳤다. 이스라엘군은 얼굴을 가린 3명의 하마스 대원과 총격전을 벌이다 이 중 한 명이 한 건물로 진입하는 것을 목격했고, 탱크로 해당 건물을 포격했다. 이후 건물 내부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드론을 투입해 반파된 건물 내부에 있는 대원이 치명상을 입은 상황을 확인했다. 이후 보병을 투입해 확인 사살했다.
이스라엘군은 사살된 이 대원의 외모가 눈 주위의 사마귀나 뻐드렁니 등 신와르와 매우 닮았다는 점을 인지했다. 이에 그의 시신 일부를 이스라엘로 보내 지문·DNA 검사를 진행하고 치과 진료 기록 등을 조회한 결과, 사망자가 신와르로 확인됐다. 사망 당시 신와르는 방탄조끼를 입은 채 개인화기로 무장하고 있었고, 4만 셰켈(약 1471만 원)의 현금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X 등 SNS에 당시 드론 촬영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에는 얼굴을 가린 신와르가 포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 내부에 있는 1인용 소파에 먼지를 뒤집어쓴 채 앉아 있었다. 신와르는 드론이 건물 창문을 통해 진입한 후에도 미동도 하지 않는 등 무기력한 상태였다. 이후 자신에게 다가온 드론을 확인하고 손에 쥐고 있던 나무 막대기를 던지려 시도했다. 하지만 포격으로 부상당한 탓에 막대기를 제대로 던지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 사살된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 기습 공격을 설계하고 실행에 옮긴 인물로 1962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난민 캠프에서 태어났다. 하마스와는 1987년 제1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반이스라엘 독립 투쟁) 당시 보안 조직을 맡으며 인연을 맺었다. 하마스 군사 조직을 이끌어온 신와르는 지난 7월 이스마엘 하니예가 암살당한 뒤 조직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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