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양천교육지원센터 2층에 마련된 목동미래교육센터 ‘코딩 메이킹 존’에서 어린이들이 분리수거 로봇 코딩 실습을 하고 있다. 양천구청 제공
지난 1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양천교육지원센터 2층에 마련된 목동미래교육센터 ‘코딩 메이킹 존’에서 어린이들이 분리수거 로봇 코딩 실습을 하고 있다. 양천구청 제공


■ 양천구, ‘진화하는 교육도시’ 본격화

주민 전체 평생교육체제 구축
내년 유네스코 공모에도 참여

권역별로 미래교육센터 구축
AI·코딩 부터 로봇 체험까지

‘인생2막’ 위한 평생학습 가속
요리·공방 등 교육-창업 연계


서울 양천구가 입시교육 중심지를 넘어 ‘정주형(定住形) 평생교육도시’로의 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교육도시’ 브랜드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목동 학원가를 넘어 미취학 아동부터 중·장년 이상, 경력단절 여성까지 주민 전체의 평생교육을 지원하는 체제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이기재 구청장의 생각에 따른 것이다. 이 구청장은 “아이를 다 키우고 나면 떠나는 게 아니라, 아이부터 성인까지 양천구 안에서 무엇이든 배울 수 있는 진정한 교육특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천구는 ‘모든 세대가 함께 성장하고 도약하는 미래 평생학습도시’를 목표로 내년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네트워크’ 공모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양천구는 권역별로 평생학습 지원시설을 집중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지난달 27일 개관해 지난 8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 ‘양천교육지원센터’다.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1038㎡ 규모로 목동에 들어선 양천교육지원센터는 옛 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리모델링해 조성됐다. 어린이 대상 교육부터 입시준비생들을 위한 진학·진로 컨설팅, 학부모를 위한 교육까지 이곳에서 이뤄진다.

15일 찾은 양천교육지원센터 2층 ‘목동미래교육센터’에서는 10여 명의 아이들이 ‘인공지능(AI) 교육 존(zone)’과 ‘코딩 메이킹 존’에서 교육을 받고 있었다. AI 교육 존에서는 랩톱에 설치된 ‘스카이박스 AI’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 영어로 명령어를 입력해 360도 회전 가능한 고화질 이미지를 만드는 생성형 AI 실습교육이 이뤄졌다. 국내 생성형 AI ‘뤼튼’도 교육에 활용한다.

이어 코딩 메이킹 존에서는 레고를 이용해 작은 로봇을 만들고 이 로봇이 종이, 캔(깡통), 플라스틱 등을 구분해 인식할 수 있게 코딩하는 ‘분리수거 로봇’ 체험 수업이 진행됐다. 랩톱에서 ‘마인드스톰’이라는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카메라를 통해 여러 개의 깡통 그림을 인식시켰다. ‘캔’이란 이름으로 저장하고 ‘다시 학습’을 누른 뒤, 이번엔 방금 보여준 그림들과 다른 깡통 그림을 카메라에 비췄다. 로봇은 이 그림도 깡통임을 이해하고 “재활용품 확인. 캔을 분리 수거합니다”라고 말했다. 교육에 참가한 영도초교 6학년생 김 모(13) 군은 “체험을 더 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고, 친구들과 다시 오고 싶어졌다”며 “집에 돌아가서도 오늘 배운 첨단기술에 대해 더 공부해 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기재(왼쪽) 양천구청장이 양천교육지원센터 개관일이었던 지난달 27일 건물 2층 목동미래교육센터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양천구청 제공
이기재(왼쪽) 양천구청장이 양천교육지원센터 개관일이었던 지난달 27일 건물 2층 목동미래교육센터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양천구청 제공


미래교육센터에는 ‘자율주행존’과 ‘확장현실(XR)존’도 구축돼 있었다. 자율주행존에서는 양천구를 축소한 모양의 코스에서 ‘알티노’란 이름의 모형 자동차를 조종한다. XR존에서는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착용하고 ‘해양 드론 전문가’라는 미래 직업의 가상체험을 할 수 있다. 공중 드론을 조종해 해양 쓰레기를 찾아내고, 잠수 드론으로 이를 수거하는 콘셉트다. 강사 이 모(여·34) 씨는 “체험형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미래기술을 이해하고, 미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천교육지원센터 2층이 아이들을 위한 학습공간이라면 1층은 진학 컨설팅이 주가 되는 곳이다. 4개의 일대일 맞춤형 상담실에서는 학습방법과 진학 전략, 진로 설계 컨설팅을 해 준다. 또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에서는 교육과정과 연계한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3층에 마련된 ‘다목적 홀’은 학부모 아카데미와 진학설명회 등을 위한 공간이다.

양천구는 이어 22일에는 신월권 디지털 학습 놀이터 ‘넓은들미래교육센터’를 열었다. ‘목동미래교육센터’와 기존 신정권 ‘스마트양천미래교육센터’까지 권역별 미래교육센터 구축을 완성한 것이다. 넓은들미래교육센터는 △AI 로봇존 △코딩 플레이존 △드론존 △XR 스포츠존 △AI 교육존 등을 갖췄다.

양천구는 중·장년층 이상의 ‘인생 2막’ 설계를 위한 평생학습 기반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신정4동 평생학습관에 더해 7월에 ‘신월평생학습센터’를 조성했다. 요리, 공방, 원예 등 전문교육과 자격증 취득과정 등 기술특화형 프로그램을 운영해 취업과 창업을 연계한다. 앞서 3월에는 60개 기관에 산재해 있던 약 3000개 강좌정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평생학습통합포털을 구축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각종 평생학습 지원시설과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교육도시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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