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소프 호주 상원의원이 21일(현지시간) 캔버라 호주 의사당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찰스 3세를 향해 소리치고 있다.AFP 연합뉴스
리디아 소프 호주 상원의원이 21일(현지시간) 캔버라 호주 의사당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찰스 3세를 향해 소리치고 있다.AFP 연합뉴스
호주 원주민(애버리지니) 출신의 호주 상원의원이 찰스 3세 영국 국왕에게 식민 지배 당시 자행된 학살에 대한 비난을 했다.

21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리디아 소프(빅토리아주·무소속) 상원의원은 호주를 방문한 찰스 3세의 의회 연설 직후 “당신이 우리 사람들에 대한 학살을 저질렀다”라고 소리쳤다. 그는 이어 “우리 땅을 돌려달라. 우리에게서 훔쳐 간 우리의 뼈, 아기, 사람들을 내놔라”며 “당신이 우리 땅을 파괴했다. 우리는 조약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소프 의원은 호주 정부와 원주민 간 조약을 통해 영국의 식민 지배에 따른 폭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소프 의원은 지난 2022년 재선 후 취임 선서에서도 영국 여왕을 “식민 지배를 하는 여왕 폐하 엘리자베스 2세”라고 지칭한 바 있다.

영국과 식민지였던 독립국 56개국으로 구성된 연합체인 영국 연방은 시대의 변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등으로 결속력이 약해진 상태다. 영국 집권 노동당 소속 일부 의원도 영국 정부가 노예제와 관련한 배상 논의에 열려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다만 영국 헌법상 국왕의 연설은 내각의 조언에 따라 이뤄지는 만큼 찰스 3세는 정부 동의 없이는 노예제와 관련한 사과를 할 수 없다. 지난해 찰스 3세는 케냐를 방문해 과거 잘못에 대한 “가장 큰 슬픔과 후회”가 있다고 언급했으나 공식 사과를 하지는 않았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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