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했던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가 올해는 통역을 대동하고 영어 답변을 해 여야를 막론한 의원들에 질타를 받았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 곽 대표는 가맹점주에 일방적으로 계약 종료를 통보하는 ‘가맹사업법 및 대리점법 위반 의혹’에 대한 증인으로 출석했다. 첫 질문에 나선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의 발언이 통역되는 데 약 1분이 걸리자 신 의원은 “작년에는 한국말 하던 분이 올해는 못 하나”라며 “이게 뭐하는 짓이야. 쇼야 쇼!”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증인(곽 대표)이 ‘여기 나오면 긴장해서 잘 못 알아듣는다’ 했으니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지에 나섰으나, 여야 의원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질의를 하고 바로 답변을 받을 수 없을뿐더러 시간이 지체된 탓이다. 곽 대표는 영어로 “올해 통역을 쓰는 이유는 작년 국감에서 제대로 답변을 못 하고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 했기 때문”이라며 “(어눌한) 한국어로 인해 (잘못 발언하면) 위증의 위험이 있다”고 양해를 구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연세대 석사 학위 있죠? 그때도 통역 데리고 다녔나”라고 몰아붙이자, 곽 대표는 “국제대학원 석사다. 수업이 영어로 진행됐다”고 한국어로 답했다. 강 의원은 “거봐. 한국말 잘하시네”라면서 “그렇다면 제가 영어로 하겠다. The problem is your attitude(문제는 당신 태도야)”라고 쏘아붙였다.
이후 곽 대표는 한국어로 답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다가 또 지적받았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계속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는데 이처럼 건들거리는 증인은 본 적 없다”며 “캐나다(곽 대표 국적)와 한국의 문화 차이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정중 아디다스점주협의회장은 “곽 대표가 회사에서 중요한 행사를 모두 한국어로 파워포인트(PPT) 발표를 하곤 했다”며 “저희 회의에선 한 번도 영어를 쓴 적이 없는데 이런 모습 처음 본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지난 7월 아디다스가 손흥민 선수를 초청한 행사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통역 없이 의사소통한 바 있다. 당시 곽 대표는 손흥민에게 “첫 골, 데뷔에서 어떤 신발을 신었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손흥민이 “F5 신었던 것 같다”고 말하자 곽 대표는 “바로 이 모델이다”라며 상자에 담긴 신발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래서 우리가 첫 골을 기념하기 위해서 생일선물로 이걸 찾았다”며 “의미 있는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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