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종 신임 원불교 종법사.
성도종 신임 원불교 종법사.


"지금 우리가 이렇게 편하게 모여 앉아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세계 각지에선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잖아요. 이 순간에도 삶을 포기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웃이 존재한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왕산 성도종(74·사진) 원불교 신임 종법사는 22일 전북 익산 중앙총부에서 ‘종교의 본질’을 강조하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이러한 ‘지향점’이 있다면, 경로가 달라도 결국 모두가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창설 109년을 맞이한 원불교는 지난달 25일 제 16대 종법사로 성 신임 종법사를 선출했다. 내달 초 공식 취임식을 앞두고 진행한 이날 간담회에서 성 종법사는 "일체 중생이 다 함께 낙원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면서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직업이나 신분에 상관없이 그 길에 동참해야 한다는 걸 대중에게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게 나의 일이다"라며 원불교 최고지도자에 오른 의미와 소감을 전했다.



22일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성도종 신임 종법사.
22일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성도종 신임 종법사.


교단 안팎에서 "화합형 지도자"라는 평을 받는 성 종법사는 이날도 "종교가 자기만 잘 살려고 하다가 요즘 너무 내부 문제에 매몰돼 있다. 마음을 하나로 모아 은혜로 세상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불교는 12년을 ‘1회’(會)로, 3회·36년을 ‘1대’(代)로 규정해 시대를 구분한다. 이에 따라 올해는 3대를 끝내고 4대를 시작하는 해다. 성 종법사는 "이러한 때에 종법사가 되어서인지 안팎으로 보는 눈도 많고 기대도 많은 것 같다. 원불교도 100년을 넘어서면서 여러 부정적 요소들을 갖게 됐다"고 토로했다. "소태산 대종사가 왜 원불교를 창설했는지, 우리가 세상에 무엇을 해야 하고 할 수 있는지, 각성하고 회복해야 하는 때가 왔습니다."

원불교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성 종법사는 ‘교화구조 대변화’, ‘세계 교화 기반 확충’ , ‘지속 가능한 지구공동체 실현’ 등을 핵심 주제로 꼽았으며, 청년 신도들의 급감 문제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언급했다. 그는 제도권 종교의 부정과 불찰로 전체 종교인 수가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또한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본다면서, "인류는 본질을 추구할 수 밖에 없고, 종교가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면 다시 자연스럽게 성도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새 종법사의 취임을 알리는 대사식은 내달 3일 중앙총부에서 열린다. 종법사의 임기는 6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전북 익산=박동미 기자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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