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용필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정규 20집 ‘20’ 발매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가수 조용필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정규 20집 ‘20’ 발매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내 음악은 아직도 한심, 이번 앨범이 마지막입니다."

‘가왕’에게 만족이란 없었다. 데뷔 55주년 만에 스무 번째 앨범을 내며 조용필은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조용필은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11년 만에 정규앨범 ‘20’을 발매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신곡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두 팔을 활짝 펴고 등장한 조용필은 "이 자리가 쑥스럽고 영광스럽기도 하다. 나이 70살을 넘어서 신곡을 발표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열심히 했다"면서 "아마 앨범으로는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조용필은 미국 프로듀서와 믹상만 16∼18번 진행했다. 이 같은 창작의 고통을 알기에 조용필은 쉽게 다음 앨범을 약속하지 못했다. 그는 "콘서트는 계속 했는데 음반은 쉽게 되는 게 아닌 것 같다. 내 마음에 들어야 한다. 다 만들고 나중에 악보를 보면서 ‘에라이!’ 하는 생각이 들어서 버린 곡이 수백 곡이 된다"며 "지금까지 100% 만족한 상태로 곡을 발표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지금도 내 곡을 들으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조용필은 어느 순간부터 사랑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그보다는 인간을 더 유심히 관찰하고, 삶과 인생을 더 포괄적으로 보듬는 노래를 만들고 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그래도 돼’ 역시 같은 맥락이다. 희망과 격려를 부르짖는다. 조용필은 "우리들의 마음에 희망을 북돋는 음악이 있다. 저도 음악을 통해 위로를 받았기 때문에 저 역시 음악으로 위로를 주고 싶다"면서 "힘들다고 포기하면 안 된다. 뭐든지 힘든 과정이 있어야 완성할 수 있지 않나. 일단 끝을 봐야 더 큰 발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앨범 재킷에는 조용필의 뒷모습이 담겼다. 거인의 뒷모습이 마치 마지막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하지만 그는 "한 두 곡씩 낼 것 같다"면서도 "사실 모르겠다. 이러다 갑자기 미쳐서 21집을 낼 수도 있다. 미래는 모르는 일"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간담회가 진행되는 내내 다양한 질문이 쏟아지며 이 날 행사는 1시간을 훌쩍 넘겨서까지 진행됐다. 행사가 종료된 후 자리에서 일어난 조용필은 마이크를 들고 "이번 앨범이 마지막 앨범"이라고 재차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무대에 서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정 안 되겠다 싶으면 그 때 그만두겠습니다. 그 때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한편 ‘20’에는 타이틀곡 ‘그래도 돼’를 비롯해 ‘찰나’, ‘Timing(타이밍)’, ‘세렝게티처럼’, ‘왜’, ‘Feeling Of You(필링 오브 유)’, ‘라’ 등 총 7곡이 수록됐다.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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