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 잔디마당에서 공식 면담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 잔디마당에서 공식 면담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尹·韓 차담 ‘김여사 특검’ 충돌

尹, ‘韓의 3대 요구’와 입장차
국정동력·당정관계 심각한 위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81분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대통령실 인적 쇄신 등 주요 현안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법에 대해선 한 대표가 “앞으로 상황 악화가 걱정”이라고 하자 윤 대통령이 “우리 당 의원들이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하면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가 ‘국민 요구의 최소치’라고 규정했던 3대 요구를 사실상 모두 거절하면서 대통령 임기 후반기 국정 동력 확보는 물론, 당정 관계에도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대통령실 및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대표는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성사된 면담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특검법 처리 때 30명 정도를 설득했는데, 여론이 악화되면 걱정된다”고 했다. 지난 4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김 여사 특검법의 여당 내 4표의 이탈표가 나왔는데, 법안이 재차 상정되면 추가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위헌적 특검법을 우리 당 의원들이 브레이크를 건 것은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우리 당 의원들이 생각이 바뀌어서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해야겠다’고 한다면,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니냐”고 응수했다.

한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한 3대 현안 해결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대표가 ‘여사 라인’으로 불리는 대통령실 참모 쇄신을 요구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은 “한 대표가 얘기하는 인적 쇄신의 대상이 어느 직위에 있는 누구인지, 어떤 문제를 야기했는지 조목조목 적어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에게 전달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한 대표 측 관계자는 “인적 쇄신 등에 있어 최소 8명 이상의 실명을 나열했고, 일부 인사에 대해선 구체적 사례도 말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공개 활동 중단 요구에 대해서는 “스스로 이미 외부 활동을 굉장히 자제하고 있다. 그것도 과하다 하니 더욱 자제하려 한다”며 “다만 영부인으로서 필요한 공식 의전 행사를 또 완전히 내팽개칠 수는 없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명태균 의혹’과 관련해서 윤 대통령은 “검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니까 지켜봐야 될 것”이라고 했다.

손기은·윤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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