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시절엔 두터운 신뢰관계
韓비대위장때부터 갈등 불거져


검사 시절 두터운 신뢰를 형성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갈등은 지난해 한 대표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취임에 즈음해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을 요청하고, 윤 대통령은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시작됐다. 올해 초 김경율 비대위원의 발언으로 크게 충돌했던 두 사람은 이후 관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22일 나온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갈등의 씨앗은 지난해 12월 뿌려졌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19일 국회를 찾아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말에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1월 17일 김경율 비대위원이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했고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찾아와 “대통령의 지지 철회” 뜻을 전달했다. 충남 서천시장 화재 현장에 나란히 방문하며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으나 3월 20일 총선 비례 의석 명단, 4월 1일 의정갈등 문제를 두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윤 대통령 담화를 거치며 둘 사이에 파인 골은 더 깊어졌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거진 ‘김 여사 문자 읽씹’ 논란은 윤 대통령이 ‘한동훈 대표’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됐다. 7월 30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90분 비공개 회동을 하면서 여권 내에는 한때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으나, 김 여사 문제 해법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관계가 더욱 틀어졌다.

윤 대통령이 전날(21일) 한 대표와 80분간 면담을 한 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불러 만찬을 함께한 것도 둘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차담 이후 곧장 귀가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로부터) 연락이 있어서 여러 (다른) 분들이 있는 자리에 잠시 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 측은 ‘원탁 테이블’을 요청했지만, 대통령실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면담 장소에는 직사각형 테이블이 놓였고, 한 대표는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나란히 윤 대통령 맞은 편에 앉았다. 대통령실이 한 대표를 집권당 대표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뒷말이 나온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