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에 ‘사용법·노하우’ 전수
대남 쓰레기 풍선과 같은 유형
“방공망 교란·생화학전 가능성
전단 살포 등 심리전 쓸 수도”
北, 점령지재건 노동자도 파견
대남 쓰레기(오물) 풍선 무차별 살포로 재미를 본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선에도 ‘군사용 풍선’ 투입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군이 풍선을 날려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교란하거나 생화학무기를 탑재하는 화학전에 활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우크라 매체들은 21일(현지시간) 쿠르스크주 코무토프카 지역에 북한군 교관 약 40명과 러시아 장병 50명이 배치돼 있었으며 북한군은 군사 목적의 풍선 사용법을, 러시아군은 현대식 보병 전투 전술을 서로 가르쳤다고 보도했다.
북한군이 한국을 겨냥해 지난 5월 말 이후 29차례 사용해온 대남 쓰레기 풍선과 같은 유형으로 보인다. 북한군은 풍선의 풍향·풍속 조절, 타이머와 발열장치 활용 노하우를 러시아군에 전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군 고위관계자는 “러시아에 파병 간 북한군이 우크라전에서 쓰레기 대신 화생방 무기나 부비트랩을 넣은 군사용 풍선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화학무기를 쓰면 지금과는 다른 전쟁 상황이 발생하므로 쉽게 활용하진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최근 러시아군 주 관심사가 우크라이나군 방공무기 소진과 방공망 교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방공망 과부하 유도 목적으로 군사용 풍선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국장은 “최근 러시아가 도네츠크 지역 포크롭스크 전선, 쿠락호베 전선에서 드론을 이용한 화학무기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며 “풍선이 드론보다 저렴한 화학무기 투발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연구센터장은 “광활한 평야지대인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정확한 목표지점을 타격해 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전단 살포 등 심리전 용도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견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 점령지 재건을 위해 노동자를 파견한 정황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2일 우크라이나군 특수작전부대 산하 민족저항센터(CNR)가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가 임시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일부 건설 작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들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에서 일하고 있고, 대부분 러시아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13일 러시아에 파병돼 군사 훈련을 받고 있는 폭풍군단 소속 1500명도 훈련 2주차를 맞으면서 전장 투입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충신 선임기자,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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