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법인 증시 상장 의미

자동차 시장 中·美 이어 3위
공장 증설 등 전방위 확장 통해
중동·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 사업 확대 거점으로


뭄바이=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현대자동차가 22일(현지시간) 인도 증시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인 인도법인 상장을 통해 확보한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인도를 우리나라에 이은 ‘제2의 글로벌 경영 허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은 세계 자동차 시장 3위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로 회장 취임 4주년을 맞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인도 진출을 본격화하며 이른바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현지 전기차 공급망 구축·미래 첨단 기술 역량에 대한 투자를 통해 인도에서 중추적 모빌리티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현대차 인도법인의 현지 증시 상장은 일본 완성차 업체인 스즈키와 인도 정부의 합작사인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완성차 기업으로서는 인도 증시 사상 두 번째다. 또 현대차 해외 법인의 첫 상장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이번 주식시장 입성을 통해 최소 4조 원 안팎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는 중동·아프리카·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중남미 등 신흥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인도를 전략적 수출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인도는 14억 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다. 인도 자동차 시장 규모는 연 500만 대로 중국, 미국 다음으로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이다. 최근에는 전기차 분야에서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인도 정부는 전기차 판매 비율을 현재 약 9%에서 오는 2030년까지 30%로 확대하기로 했다. 인도 정부는 올해 들어 자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해외 기업에 기존 최고 100%인 관세를 15%로 낮추는 등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인도에서 마루타 스즈키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향후 성장세가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현지에서 조달한 자금을 사용해 공장 증설과 사업 확장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주력인 첸나이 공장(82만4000대), 내년 하반기부터 가동 예정인 푸네공장(약 20만 대), 올해 상반기 내연기관과 전기차 혼류 생산 라인을 구축한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약 43만1000대)을 합해 인도에서 연간 약 15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시장 변화에 맞춰 탄력적인 제품군 운용 전략도 추진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내년 1월 현지에서 만든 첫 전기차 ‘크레타 EV’를 출시할 예정이다. 크레타는 인도의 대가족 문화·비포장길이 많은 도로 상황 등을 고려해 동급 차량보다 뒷좌석 공간을 넓히고, 차체를 높게 제작한 현지 맞춤형 모델이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배터리 시스템 및 셀·구동계 등 전기차 주요 부품의 현지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충전소를 485개까지 확대하는 등 인도 전역의 전기차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도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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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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