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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저는 사회 복지 관련 일을 하는데 직접 대상자들을 돌보는 업무를 하다가 최근 서류작성 및 민원처리 업무로 바뀌었습니다. 서류를 작성할 때 실수하면 대상자나 보호자가 피해를 볼 수 있어 굉장히 긴장한 상태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앞으로 이 일을 오래 하려면 이런 행정 업무도 할 줄 알아야 하기에 힘들어도 익숙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얼마 전 제 실수도 아닌데 저 때문에 혜택을 못 받았다면서 소리 지르고 직장에서 잘리게 하겠다고 협박하는 사람이 다녀가면서 잠을 못 자고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그 광경을 목격한 동료들이 위로해줬지만 저를 무능력한 사람으로 볼까 걱정도 되고, 복지를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사람을 대하는 상황에 대처 못 하는 저 자신이 한심합니다. 사람을 대하는 일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A : 자기성찰도 과도하면 독… 내가 잘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세요

▶▶ 솔루션


인간이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불운한 일을 자꾸 겪다 보면 설령 내 잘못이 아니더라도 위축될 수 있습니다. 좋은 일을 계속 겪다 보면 단순한 행운도 내 덕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행복과 불행에 대해 개선하거나 강화할 부분을 생각하는 것은 필요한 과정입니다. 즉 아무리 우연이라 할지라도 몇 년간 여러 차례 비슷한 종류의 경험이 반복되고 그 경험에 공통점이 있다면 나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남 탓만 하지 않고 본인을 성찰하려는 태도가 있으니 훌륭한 부분도 있습니다.

모든 것은 과유불급입니다. 자기성찰이라도 과도하면 독이 됩니다. 일부 사실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이를 확대하는 것을 과잉 일반화라고 합니다. 여러 번 반복된 일도 아니고 한 번 일을 겪었다고 해서 자기 자신이 사람을 대하는 일에 맞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과도합니다.

업무 담당자에게 화풀이하는 진상손님이 없는 분야가 어디 있겠습니까? 만약에 친구가 똑같은 일을 겪었다면 “넌 사람 대하는 일이 안 맞는구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속상하겠다고 위로를 해주지 않을까요?

돌아보면 내가 잘해왔던 순간도 있을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누구나 부정적인 사건을 훨씬 더 크게 기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미 일어난 부정적인 사건에 대해 억지로 긍정적으로 해석하거나 마치 없는 일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안 좋은 일을 미화하려는 것 또한 정신건강에 좋은 것은 아닙니다. 대신 이 일을 해오면서 내가 잘했던 순간, 발전했던 부분을 떠올려 봅시다. 무사히 잘 넘어갔던 감사한 순간에 대해 우리가 자주 잊는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말입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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