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도 1~2인 가구 늘고
물가 상승에 외식비 부담 커져
도시락 등 간편식 소량구매 인기

5060 올 매출 각각 18%·21%↑
주소비층 꼽혔던 20대는 11%↓




60대 은퇴자 A 씨는 최근 ‘동네 구멍가게’ 역할을 하는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구매해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른바 ‘삼식이’(퇴직 후 집에서 하루 세끼를 모두 먹는 남편을 비하해 이르는 말)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식사 때 일단 집을 나와 편의점을 찾는다. A 씨는 “처음에는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한다는 게 어색했으나, 비교적 저렴한 값에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편의점을 즐겨 찾게 됐다”고 말했다.

20년째 1인 가구로 생활 중인 송모(55) 씨도 간편한 조리와 보관 등을 고려해 최근 삼시 세끼를 거의 편의점 도시락 등으로 해결하고 있다. ‘원플러스원 행사’를 눈여겨보고 있기도 하다. 송 씨는 “대형마트에 비해 가격이 오히려 저렴한 데다 할인행사도 많아 편의점에서 주로 식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저출산·고물가 등 사회적 변화에 따라 대형마트나 식당보다 집 주변 편의점을 찾는 50·60대 시니어 소비자가 최근 부쩍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중장년층 1∼2인 가구도 늘어나면서 편의점에서 꼭 필요한 물건만 소량 구매하거나 외식보다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새로운 ‘중장년 소비 패턴’이 목격된다.

2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상품 데이터 분석기관 마켓링크의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점포 1500곳을 대상으로 ‘2024 상반기 편의점 매출동향’을 분석한 결과, 50·60대 소비자의 올해 상반기 편의점 매출액은 2022년 상반기 대비 각각 18.3%, 21.4%씩 급증했다. 30대(4.9%)와 40대(4.8%) 매출 증가율보다 4배가량으로 높은 수치다. 반면 기존 편의점 주소비층으로 꼽혔던 20대 매출은 같은 기간 11.5%나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효과가 끝난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옥경영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50·60대 1∼2인 가구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편의점에서 필요한 만큼 소량 구매하는 패턴이 확산하고 있다”며 “편의점들도 과일·채소·정육 등 신선식품 구색을 강화하며 편의성과 접근성 등을 중시하는 50·60대 시니어 소비자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자식들을 독립시키고 현재 부부 2인 가구로 살고 있다는 주부 김모(56) 씨는 “전처럼 4인 가족 식사를 준비할 필요가 없어 편의점에서 도시락과 레토르트 국 등을 자주 사 먹는다”고 말했다.

특히 고물가로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이 외식 수요를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상반기 편의점 식사대용식 매출액은 2년 전보다 17.6% 증가해 전체 편의점 매출 증가율(3.6%)을 큰 폭으로 앞질렀다. 종류별로는 라면(24.7%), 국·탕·찌개류(23.4%), 도시락·즉석밥류(21.6%) 등의 매출 증가율이 높았다.

코로나19 기간 인기가 높았던 와인 구매가 줄고 위스키·전통주 인기가 높아진 점도 달라진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트렌드로 평가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물가 상승으로 밥값 부담이 커지면서 식당 대신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5060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준영·전수한 기자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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