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YT "운명적인 순간"…현재와 시총 36배 차이
"잘못된 의사결정·성공에 젖은 기업문화가 발목 잡아"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 최강자로 군림했으나 최근 매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인텔이 과거에 엔비디아 인수를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붐의 최대 수혜를 받으며 애플과 함께 전세계 시총 1·2위를 다투고 있음을 감안하면, 인텔로서는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더 없이 뼈아플 수밖에 없게 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2005년 당시 인텔 최고경영자(CEO)였던 폴 오스텔리니가 엔비디아를 200억 달러(약 27조60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이사회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임원들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기본 설계가 데이터센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봤지만, 이사회가 반대하는 바람에 인텔의 엔비디아 인수는 결국 무산됐다는 것이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NYT에 "운명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때 개인용컴퓨터(PC)용 중앙처리장치(CPU)를 내세워 반도체 시장을 지배했던 인텔은 최근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CPU 부문에서도 경쟁사인 AMD에 추격을 허용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퀄컴 등이 인텔 인수를 고려 중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NYT는 전직 인텔 임직원 및 업계 애널리스트 20여 명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오늘날 인텔의 부진에는 사업상의 기회를 놓친 것과 잘못된 의사 결정 및 실행, 오랜 성공에 젖은 기업 문화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프로젝트가 기안돼 수년간 진행되다가 경영진의 조바심이나 기술 부진 등의 여파로 갑자기 중단되곤 했다는 것이다.
인텔은 엔비디아 인수가 무산된 뒤 이사회의 지원 아래 그래픽 부문에서 경쟁사를 뛰어넘기 위해 ‘래러비’로 이름 붙은 사내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4년간 수억 달러를 썼지만 2009년 중단했다.
오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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