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 - 김영현(34)·조나영(여·31) 부부

저(나영)는 실연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강원도 강릉으로 떠난 여행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어요. 새로운 남자친구를 꼭 만들어 돌아오겠단 포부가 현실이 된 셈이죠. 강릉에서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왔을 때 저희 일행 앞을 한 남자가 가로막았어요. 처음엔 호객 행위인 줄 알고 경계했는데, 이야기를 듣다 보니 매우 유쾌한 사람인지라 자연스럽게 그의 친구들과 합석하게 됐죠.

한창 술자리가 무르익을 때, 무리 중 한 남자가 “술을 같이 사러 가자”면서 저를 데리고 나가더라고요. 편의점에 가면서 단둘이 대화를 나눴는데, 초면인데도 말이 잘 통하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이미 몇 번 본 것처럼 편안함이 들어 저도 모르게 점점 호감이 생기기 시작했죠. 술을 사서 도착했을 땐 술자리가 파하는 분위기여서 헤어지게 됐는데, 같이 술을 사러 나갔던 남자가 부랴부랴 제게 전화 번호를 묻더라고요. 남편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게 된 계기였습니다.

강릉에서 돌아온 저는 한동안 이 사실을 잊고 살다가 문득 번호를 줬던 남편이 생각나 먼저 연락했어요. 대화를 주고받다가 데이트까지 이어지게 됐죠.

첫 데이트 날, 마침 비가 내렸는데 남편이 우산을 챙겨오지 않아 제 우산을 함께 썼는데요. 남편은 “일부러 우산 하나만 챙겨 왔느냐?”면서 마치 제가 본인에게 관심이 있어 그런 것처럼 농담을 던지더라고요. 어이가 없었지만, 남편이 맘에 쏙 들어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답니다. 결국, 두 번째 데이트 때 고백을 받아 연인이 됐습니다.

처음엔 잘 아는 사이도 아닌데 무턱대고 사귀어도 되나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애를 시작하고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특히, 제가 취업 문제로 한창 힘든 시절에 남편에게 투정을 부린 경우가 많았는데요. 남편은 제게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절 감싸 안아줬어요. 지난 5월 결혼한 우리는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알콩달콩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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