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여간 단체교섭 나섰지만, 갱신 못 해 "‘일제 형식 평가 근절’ 협약 내용 비상식적" 전교조 "교육 여건 퇴행과 민주주의 후퇴"
춘천=이성현 기자
강원도교육청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이 상실됐다. 강원도교육청은 2021년 전교조 강원지부와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이 상실됐음을 전교조 강원지부에 통보했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강원도교육청은 단체협약 사항 중 교원의 경제·사회적 지위 향상과 관련이 없고, 교육과정 등 도교육청의 근본적 권한을 침해한다고 판단한 조항에 대해 2023년 6월 갱신을 요구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학기 초 진단평가를 비롯해 중간·기말고사 등 일제 형식의 평가와 교육감 명의의 표창장을 금지한다는 단체협약이 도교육청의 권한을 침해한다고 주장해 왔다.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은 "타 시도 교육청은 다양한 교과나 예체능 분야의 경시대회를 개최해 학생들이 성장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마련해 주고 있다"며 "하지만 강원 학생들은 교육청과 학교에서 주관하는 각종 경시 대회를 폐지한다는 단체협약에 가로막혀 그런 교육적 기회를 가질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을 위한 평가나 경시 대회, 교육감 표창이 교원의 근무조건, 복리후생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과연 전교조 강원지부가 단체교섭으로 금지할 만한 대상이라고 생각하는지 도민 여러분께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 교육감은 "지난 1년이 넘는 교섭과정에서 전교조 강원지부는 우리 교육청의 갱신을 요구하는 취지에 대해 이해하려 노력하기보다는 노조의 권리만을 주장하며 오히려 89건의 조항을 더 신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비상식적이고 불공정한 단체협약을 바로잡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 강원지부는 "단체협약 실효 선언이 도내 모든 학교 교육 여건의 퇴행과 학교 민주주의의 후퇴를 불러일으킬 중대한 문제임을 1만6000명의 강원 교사들에게 알려낼 것"이라며 "도교육청의 현장 교사 무시, 반교육·반노조 행태를 낱낱이 알려내고 물러섬 없는 투쟁으로 단체협약을 지켜낼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지난 1년여간 단체 교섭을 위해 교섭소위원회 8회, 본교섭 2회에 걸쳐 협의를 진행했다. 도교육청이 단체협약 사항 중 삭제(수정)를 요구한 안건이 430건, 전교조 강원지부가 신설 요구한 안건이 89건으로 핵심 안건은 519건이며, 이 중 지난 6월 25일 제8차 교섭소위원회까지 잠정 합의한 안건은 27건(5.2%)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