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CC글라스 ‘바탕공장’ 전격 가동
국내기업 첫 해외공장 설립
연간 44만t 생산능력 갖춰
전력비 저렴해 경쟁력 높아
40년간 쌓은 첨단기술 접목
‘글로벌 허브’로 육성 계획
최근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 간의 산업 분야 협력이 크게 늘고 있다. 자카르타포스트 등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인도네시아에 대한 한국 투자가 미국과 일본 등을 제치고 전체 3위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8000만 명에 이르는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다. 최근 2년 연속 5%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중심 국가다. 특히 태평양과 인도양이 마주하는 길목으로서 지리적 여건이 뛰어나다. 중위연령이 29.7세로 젊어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의 누산타라로 수도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건설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등 많은 국내 기업이 현지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올해 7월에는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에 약 1조5000억 원 규모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인 ‘HLI그린파워’를 개장하며 전기차 생태계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이달 3일(현지시간) 국내 대표 유리 기업인 KCC글라스가 인도네시아법인의 유리 생산 공장인 바탕공장을 완공하고 용융로(熔融爐)에 불씨를 넣는 화입식 행사를 진행했다. 화입식은 규사(모래), 백운석 등의 원재료를 녹여 유리물을 만드는 용융로에 첫 불씨를 심는 행사로, 해당 공장의 유리 생산라인이 가동을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하루 생산량으로 123층 롯데월드타워 두를 유리 생산 = KCC글라스는 2020년 KCC로부터 유리 및 인테리어 관련 사업 부문이 분할돼 설립된 기업이다. 현재 국내에서 유리 생산량 및 판매량 1위를 차지하며 국내 유리 산업을 대표하고 있다. KCC글라스의 유리 사업은 KCC의 전신인 금강이 1984년 여주공장을 착공해 1987년 유리 생산을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여주공장은 2015년 세계 최초로 하루에 1200t의 판유리 생산이 가능한 7호기 생산라인을 가동했다. 이후 발전을 거쳐 현재 연간 130만t의 판유리 생산능력을 갖춰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의 유리 생산 공장으로 성장했다.
이번 화입식으로 본격적인 유리 생산에 들어간 KCC글라스 인도네시아법인의 바탕공장은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의 바탕산업단지에 46만㎡(약 14만 평) 규모로 세워졌다. 연간 44만t 규모의 판유리 생산설비를 갖춘 초대형 유리 생산 공장으로, 하루 생산량만으로 123층의 롯데월드타워 외벽 전체를 두를 수 있는 최대 1200t의 판유리 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여주공장보다 업그레이드된 생산설비에 높은 국내 환경 기준에 맞춘 최신 환경설비까지 모두 갖췄다. KCC글라스는 지난 2021년 5월 기공식을 시작으로 3000억 원을 투입해 3년여간 해당 공장을 준비해 왔다.
KCC글라스는 40년간 축적한 앞선 기술력에 인도네시아 현지의 풍부한 인적자원과 전력 및 용수비용 등의 저렴한 생산비를 접목하면 해외시장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KCC글라스 인도네시아법인의 바탕공장은 현지 유리 생산 공장 중 최대인 1200t 규모의 판유리 생산라인을 갖춘 만큼 규모의 경제를 통한 높은 생산 효율성 확보가 가능하다. KCC글라스는 인도네시아법인의 바탕공장에서 생산되는 판유리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도네시아 유리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한편, 향후 70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해당 공장을 아세안, 오세아니아, 중동 등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종합 유리 클러스터’로 키워갈 예정이다.
◇국내 기업 중 첫 해외 유리 생산 공장, K-유리 세계화 = KCC글라스 인도네시아법인의 바탕공장은 국내 기업 중 첫 해외 유리 생산 공장으로서 우리나라가 K-유리 세계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리 산업의 경우, 운반 시 파손 위험으로 수출이 쉽지 않다 보니 대부분의 국가에서 내수 위주의 산업으로 유지돼왔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에 유리 생산 공장을 만듦으로써 기존의 내수 위주 산업에서 수출 산업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특히 이번 인도네시아법인의 바탕공장 완공으로 KCC글라스는 기존의 국내 공장인 여주공장과 합쳐 연간 총 174만t에 이르는 판유리 생산능력을 갖춘 글로벌 유리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또한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 ‘비시니스(Bisinis)’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약 3년 전 연간 약 135만t의 유리를 생산하며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유리 생산국이었으나 말레이시아에 대형 유리 생산 공장이 생기면서 현재 연간 약 204만t을 생산하는 말레이시아에 이어 2위로 생산 능력이 뒤처진 상태다. KCC글라스 인도네시아법인의 바탕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인도네시아는 유리 생산량에서 말레이시아를 바짝 뒤쫓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 경제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KCC글라스는 현지 원재료를 적극 활용하고 향후 신규 일자리도 2000여 명까지 늘려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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