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양승만(38), 김연수(여·33) 부부

저(연수)는 2년 전 친한 여동생이 사귀던 남자친구로부터 소개팅 제안을 받았어요. 간단한 프로필을 물었더니, 저처럼 수입차 업계에서 일하고 있더라고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아 고심 끝에 거절했답니다. 그런데 한두 달이 흐르고, 제가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며칠 동안 아무것도 못 먹고 아팠을 때, 혼자라는 사실이 서럽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예전 소개팅 제안이 떠올랐죠. 뒤늦게 동생에게 연락했습니다.

남편이 소개팅을 한 번 거절당했던 터라 걱정했는데, 연락을 시작한 우리는 정말 오래된 사이처럼 편안하게 대화했어요. 나중에 알았던 사실이지만, 남편은 그때만 해도 오기가 생겨 저를 꼭 만나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다고 해요. 남편은 서울 컬렉션에 출연한 적이 있는 모델 출신이었는데, 누가 자기를 소개해준다고 했을 때 거절했던 게 제가 처음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처음 만난 남편의 실물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멋진 슈트와 코트를 차려입은 키 190㎝의 훤칠한 남자가 저를 보고 밝게 인사하는데, 사진보다 훨씬 멋있는 모습이더라고요. 처음에 왜 소개팅을 거절했나 후회가 됐답니다.

처음엔 같은 업계에 있어 만남이 꺼려졌지만, 만나다 보니 남들은 이해하지 못할 속사정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할 수 있어 무척 좋았어요. 어느 날, 고객과 법적인 일로 얽혀 골치 아픈 상황이 발생한 적이 있었어요. 남편에게 털어놨는데, 자연스럽게 “내 번호 넘겨”하고 대신 처리해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이 남자라면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날 지켜주겠구나’라는 믿음이 생겼답니다. 남편은 늘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깊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에요. 저를 대신해 혼자 계신 아버지를 자기 부모님처럼 잘 보살피고, 제 가족을 아끼고 챙기는 데 진심이죠. 저희는 지난 10월 5일 결혼해 부부가 됐습니다. 지금처럼 서로 배려하며 살아간다면 계속 후회 없는 결혼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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