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이범호 감독이 2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을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달성한 뒤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뉴시스
KIA의 이범호 감독이 2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을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달성한 뒤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뉴시스


■ KIA 이범호 감독의 ‘형님 리더십’ 빛났다

삼성에 시리즈 전적 4승 1패
KS 우승 확률 100% 이어가

권위 버리고 선수들과 호흡
탁월한 소통으로 팀 전체 포용
“선수들 성장 도와주는게 임무
계속 우승하는 팀 만들겠다”


광주=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이범호(43) KIA 감독은 올가을 가장 행복한 야구인이다.

KIA는 2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4 신한 쏠(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5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KIA는 2017년에 이어 정규리그 우승과 이어진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하는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KIA 구단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KIA가 홈인 광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 1987년 이후 37년 만이다.

이 감독은 한국시리즈 5차전을 마친 뒤 “팀을 맡을 때 2년 안에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 선수들이 가진 능력은 다른 팀보다 좋았다.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활짝 웃었다.

이 감독은 부임 첫해 통합 우승을 이룬 역대 3번째 사령탑이다. 지난 2005년 선동열, 2011년 류중일 전 삼성 감독이 부임 첫해 우승을 차지했다. 아울러 42세 11개월 3일에 통합 우승을 이룬 이 감독은 취임 첫해 통합 우승을 달성한 역대 두 번째 최연소 감독으로 이름을 남겼다. 역대 최연소 기록은 2005년 선동열 전 감독이 작성한 42세 9개월 9일이다.

이 감독은 “팀을 맡고 난 후 굉장히 힘든 시기도 있었고 좋은 순간도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에 우승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면서 “팀 자체가 젊은 선수들도 많고, 고참들도 아직 능력이 출중하다. 올 시즌 잘 마무리했고, 내년에도 팀 자체를 더 발전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정규시즌에서 ‘형님 리더십’과 탁월한 소통 능력을 앞세웠다. 특히 감독의 권위를 앞세우지 않고 선수들과 호흡하면서 팀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었고, 팀 운영에서 선수들의 의견을 존중했다. 2011년 KIA 유니폼을 입은 이 감독은 선수단의 장단점, 인성, 집안 사정까지 훤히 꿰고 있다.

이 감독은 “너희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그건 잘 지킨 것 같다. 앞으로도 그런 사람이 될 것이고 선수들이 감독 때문에 눈치를 보고 못 하는 분위기는 없어지도록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기량을 못 펼치고 그만두는 선수들도 많은데 그걸 다하고 그만두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전했다.

이 감독의 이름엔 ‘범’과 ‘호’가 있다. 범은 우리말로 호랑이, 호는 범 호(虎)와 음이 같다.

이 감독은 “솔직히 KIA에 올 줄 알았다. 광주에 오면 잘 쳤다. 이름이 호랑이인데 왜 광주에 안 오냐는 말을 해주셨다”면서 “일본리그에서 뛸 때 외롭게 있던 나를 찾아와 주시고 스카우트해주셨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 감독까지 맡아 우승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큰 감흥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내가 감독을 맡으면서 영광스럽게도 너무나도 큰 변화가 생겼고 우승 타이틀을 안겨줘 선수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우승을 목표로 달리지만, 선수들이 하나하나 성장하는 걸 보는 게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라면서 “선수들이 거만해지지 않고 다시 도전해 차근차근 올라갈 수 있게 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계속 우승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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