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합니다 - 조건희(29), 조은희(여·27) 커플
저희는 내년 2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입니다. 저(은희)는 대학교 선배의 주선으로 남편을 처음 만났어요.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고 메시지로 이야기할 때만 해도 너무 아저씨 같은 유머를 구사해 걱정했는데, 직접 만나는 자리에 잘생긴 훈남이 나와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요. 남편은 그날 “어제 로또 1등에 당첨되는 꿈을 꿨다”고 말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제가 이 남자의 로또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결혼까지 이어질 수 있겠다 막연한 느낌도 들었어요.
남편은 인천에, 저는 충북 청주에 살고 있어 두 번째 만남은 첫 만남 후 2주가 지나서야 이뤄졌어요. 그때 남편이 바로 사귀자고 고백하더라고요. 서로 이야기하면서 이 사람이면 믿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겨 고백을 받아주었답니다.
한 번은 남편이 일 때문에 스트레스로 원형 탈모가 온 적이 있어요. 그때 남편의 외적, 내적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더라고요. 제가 “대머리가 돼도 내가 평생 있겠다”고 말해줬는데, 그 말이 남편에게 큰 위안이 됐다고 해요.
저는 남에게 의지하기보다는 혼자 해내려는 편이에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부딪히고 노력합니다. 남편은 그런 저를 옆에서 지켜주며 안정감을 줬죠. 그 덕분에 아직 20대라는 어린 나이에도 결혼하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처음엔 시누이가 셋이나 생겨 고민을 많이 했지만, 제 부모님께서 늘 강조하셨던 게 화목한 가정이거든요. 시댁 식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결혼해도 행복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결혼 준비를 하면서 우리 둘의 의견만 맞춰서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저는 걱정이 많고 예민한 스타일인데, 남편은 무던한 사람인지라 그 모습을 보고 배우려고 노력 중이에요. 아직은 어설프지만, 서로의 가족에게 잘 녹아들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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