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20대 초반부터 2~3년마다 우울증이 왔으니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그동안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도 하고 결혼에 출산까지 그 긴 세월 동안 지긋지긋하게 우울증과 싸웠습니다. 계속 약을 먹은 것은 아니고 몇 달간 치료받다가 또 멀쩡해지기를 반복했습니다. 너무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하다 보니 이제는 원인이 무엇인지조차 궁금하지 않습니다.
갖가지 약을 처방대로 잘 복용했습니다. 저 같은 난치성 우울증엔 단순한 항우울제뿐만 아니라 양극성 장애나 조현병에 쓰이는 약물도 씁니다. 그런 약도 전부 시도해봤으나 공허하고 무기력한 이 상태에서 이번에는 특히 벗어나기 어렵네요. 성의 없는 의사들도 만나봤지만, 최근 5년간 만난 선생님은 제 얘기를 들어주시고 열심히 치료해주셨는데도 이러니까 정말 답답하고 그냥 치료가 안 되는 것이라 생각해야 하는 건가 싶습니다.
A : 절대 포기 말고 우울증과 잘 싸운 자신을 칭찬해주세요
▶▶ 솔루션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오랜 기간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싶네요.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울증 자체가 의욕이 없어지고 스스로 도움받을 생각조차 없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를 받고 노력했다는 점이 너무나 훌륭합니다. 몇 달씩 앓으면서도 학교를 마치고, 취업도 하고, 결혼도 했다는 것은 비록 지금 우울증에 대해 얘기하셨지만 그 밖의 다른 부분에 있어 굉장히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울증은 너무나 괴롭고 힘든 질병이 맞지만 그것을 이겨낼 수 있었던 스스로의 장점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곁에 좋은 사람들이 있었던 덕분이라면 나 역시 어느 정도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정신건강의학과는 아는 사람을 치료하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치료자의 객관성 등이 흔들릴 수 있어 실제 치료 결과 역시 안 좋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들어주는 선생님이라도 너무 오래 함께하다 보면 관성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저도 제가 특히 아끼는 환자분에 대해 저분은 어떤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이 있기에 덫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전혀 다른 치료자로 한번 바꿔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내가 정이 든 선생님이 있다면 다시 그쪽으로 찾아가더라도 일단 내가 낫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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