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사이트 접속·가상결제 유도 해외 거점 피싱조직 가세해 갈취 일반인 판매자 노린 수법도 등장 사기계좌 즉시차단 등 보완돼야
‘온라인 중고거래 사기’가 올해 30만 건을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다. 실용적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중고거래가 보편화했지만 ‘가짜 사이트·안전거래’ 유도 등 사기 수법도 진화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중고거래 사기를 발견하는 즉시 계좌 차단 등 사후조치를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0일 금융사기 방지 서비스 ‘더치트’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 중고거래 사기 피해는 총 30만2330건으로, 피해 금액은 약 2881억6285만 원에 달한다. 이는 31만 건을 넘었던 지난해에 근접한 수치로, 피해 금액 기준으로는 이미 지난해(약 2608억5928만 원)를 넘어섰다. 고령층이 주로 당하는 보이스피싱과 달리, 중고 거래 사기 피해자는 20대가 가장 많아 40%에 육박했다.
기존에는 주로 구매자를 ‘타깃’으로 삼았지만 최근엔 판매자를 노린 수법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김모(26) 씨는 15만 원 상당의 화장품을 팔겠다는 글을 온라인에 올렸는데,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 “마일리지를 써서 구매하고 싶으니 내가 이용하는 A 사이트에 상품을 등록해달라”고 요구했다. A 사이트에 가입한 김 씨는 돈을 받을 계좌를 등록하려 했지만 ‘계좌번호가 틀렸다’며 출금이 동결됐고, 이를 풀어야 한다며 추가 입금을 요구받아 160만 원을 입금했다. 이런 수법은 지금도 가짜 사이트의 이름만 바꿔 가며 성행 중이다.
‘가짜 안전거래’를 내세운 수법도 속출하고 있다. B 씨는 최근 한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25만 원 상당 외투를 사기로 하고 안전거래 서비스를 이용해 돈을 보냈다. 그러자 판매자는 ‘수수료가 결제되지 않았다’며 25만800원을 다시 송금하라고 요구했고, 먼저 송금한 25만 원도 돌려주지 않았다. 알고 보니 B 씨가 받은 안전거래 사이트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였다.
중고 거래 사기는 개인이 타인의 명의를 반복적으로 도용하며 벌이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엔 범죄 조직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중고 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해외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들까지 뛰어들어 조직적으로 돈을 갈취하는 양상이다. 반면 중고 거래 사기에 이용된 계좌를 차단하기 위한 절차는 여전히 복잡해, 최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관련 입법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학부 교수는 “중고 거래 사기죄를 도입하면 관련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고객센터를 활성화해 사기 행위를 실시간으로 제재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