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무조건 항복’ 수준의 휴전안 제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헤즈볼라의 새 수장 나임 카셈은 "전쟁의 길에 계속 남겠다"며 사실상 백기 투항을 거부했다.
30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외신에 따르면 카셈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공개한 영상 연설을 통해 "우리는 수일, 수주, 수개월도 더 싸울 수 있다"며 "피해를 줄이려면 우리 땅에서 당장 물러나라.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치른 대가보다 더 많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연설은 전날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사실상 백기 투항을 요구하는 휴전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해진 가운데 나와 더 눈길을 끈다.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내각, 정보기관, 군 주요 인사들과 레바논 상황에 대한 ‘외교적 해결책’을 논의하는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장관은 △레바논 남부서 헤즈볼라 전투원 철수를 요구하는 유엔 결의안 채택 △헤즈볼라의 무장해제 △대규모 레바논 정규군의 국경 배치 △‘위협’ 발견 시 이스라엘군이 언제든지 레바논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자유 보장 △조건 이행에 대한 국제사회 감시 △조건 이행을 위한 60일 임시 휴전 등의 조건이 담긴 휴전안을 제시했다.
이에 카셈이 "우리 마을들과 도시를 폭격하는 것을 통해 우리를 후퇴시킬 수 없다는 것을 적들은 알아야 한다. 저항은 강력하다"며 전투 지속 의지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카셈은 "휴전에 열려있지만 ‘수용 가능한’ 조건의 휴전 제안만 받을 것"이라며 자신들에 유리한 휴전 조건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카이사레아에 위치한 네타냐후 총리의 사저를 드론으로 공격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번엔 살았지만 언제든 끝을 볼 수 있다"고 위협했다. 특히 그는 "이스라엘인이 그의 연설 도중 그를 암살할지도 모른다. 우리의 외교적 연락망에 따르면 우리가 노리고 있다는 사실에 네타냐후 총리는 매우 두려워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날도 레바논에 대한 군사적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스라엘 공군은 이날 처음으로 레바논 남부 도시인 바알베크와 나바티예 전역에 대피령을 내리고 이곳에 위치한 헤즈볼라 시설들을 전투기를 동원해 폭격했다.
박상훈 기자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