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격차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
3분기 시설투자도 12.4조 달해
삼성전자가 매 분기 사상 최대 규모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 것은 치열해지는 첨단산업 분야에서 기업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초격차 기술력 확보’가 최우선이라는 경영진의 판단이 자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삼성전자 3분기 실적 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분기 역대 최대인 8조8700억 원을 R&D 비용으로 집행했다. 이는 직전 2분기에 분기 최대 규모인 8조500억 원을 뛰어넘은 수치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역대 1분기 최대 금액인 7조8200억 원을 R&D에 투자하는 등 매 분기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근 7년간(2017∼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실적과 관계없이 R&D 투자는 한 해도 줄이지 않고 매년 늘려 왔다. 특히 전체 영업이익이 6조5700억 원에 그쳤던 지난해에도 R&D에 역대 최대인 28조3400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이익의 4배가 넘는 금액으로 사상 처음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두 자릿수(10.9%)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R&D 외에 시설투자도 공격적으로 집행했다. 3분기 시설투자는 전 분기 대비 3000억 원이 증가한 12조4000억 원이다. 사업별로는 디바이스솔루션(DS) 10조7000억 원, 디스플레이 1조 원 수준이다. 3분기 누계로는 35조8000억 원이 집행됐다.
삼성전자가 매 분기 기록을 경신하며 기술 중심 투자 기조를 이어가는 것은 R&D를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1990년대 외환위기로 전 세계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했을 때에도 ‘선행 투자’라는 특단의 조처로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으로 도약했던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고성능 메모리·서버 관련 제품 등 미래 지향적인 기술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를 위해 기흥사업장에 건설 중인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에 2030년까지 약 20조 원을 투입해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핵심 연구기지로 자리 잡게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공시자료를 통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기술 혁신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반도체연구소를 양적·질적 측면에서 두 배로 키우고, 연구 인력과 R&D 웨이퍼 투입을 확대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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