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직사회 이탈 5년새 2배로
경직된 문화·저임금 등 원인
대구시, 장기재직휴가 신설
정선군, 직원숙소 건립나서
대구=박천학·의정부=김준구·정선=이성현 기자
“윗분들이 지시하는 업무는 갈수록 쌓이고 각종 현장 민원으로 쉬지도 못하는데 월급봉투에는 고작 200만 원만 찍혀 앞이 캄캄했어요.”
경북지역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한 A(30) 씨는 최근 부모와 상의 끝에 공직생활을 3년 만에 그만뒀다. A 씨는 “부모가 알고 있는 호주의 한 기업에서 일하면서 터전을 잡기로 하고 다음 달 출국한다”고 말했다.
공직사회를 이탈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공무원들이 최근 5년(2019~2023년) 사이 2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악성 민원 스트레스, 경직된 문화, 저임금 등의 원인으로 더 좋은 기회를 찾아 떠나고 있어 중앙 부처는 물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MZ세대 퇴직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31일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혁신처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가·지방·교육·경찰·소방 공무원(군인 제외) 중 재직 기간 3년 미만 퇴직자는 2019년 4099명에서 2021년 7462명, 2022년 8492명, 2023년 8773명 등 4년 만에 급증했다. 경기 북부지역 한 기초지자체 9급 공무원으로 2년간 일하다 지난달 퇴직한 B(여·21) 씨는 “대부분 단순 업무로 근무 만족도가 떨어져 공직에 뛰어든 게 후회됐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MZ세대 공무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재직 기간 5년 이상 10년 미만 직원을 대상으로 장기재직휴가 10일을 신설했다. 또 자유로운 연가·육아시간 사용 분위기 조성, 점심식사 위주 회식 문화 정착 등 건강한 조직문화도 구축하기로 했다. 이상일 경기 용인시장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9급에서 8급으로의 근속 승진 기간을 현행 5년 6개월 이상에서 2년 6개월 이상으로 단축해 달라고 건의했다. 강원 정선군은 안정적인 주거 환경 조성을 위해 2025년 말 완공을 목표로 20실 규모의 직원 숙소 건립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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