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3분기 ‘내수 개선세’ 판단에도 재화 소비 지표는 여전히 부진하고, 서비스 생산마저 회복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최근 들어서는 모든 지역에서 백화점·대형소매점 등 재화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되는 등 내수 부진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더해 미국 대선, 중동 사태 등으로 그간 버팀목이 됐던 수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소비가 더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서울·부산 등 전국 8개 광역권·시도의 백화점 판매액 지수는 1년 전보다 모두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경남(-8.2%), 광주광역시(-7.1%) 등이 감소 폭이 컸다. 판매 규모가 큰 서울(-3.5%), 경기(-6.8%)도 감소세가 뚜렷했다.
백화점 판매액은 전국 8개 지역에서 2분기째 모두 줄었다. 모든 시도의 백화점 판매액이 2개분기 연속 일제히 줄어든 것은 201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3분기 대형소매점 판매액 역시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인천을 제외한 15곳에서 모두 감소했다. 올해 1분기 판매 감소 지역은 광주·대전 등 6곳에 불과했지만 2분기 14곳으로 급증한 뒤 3분기 15곳으로 더 확대됐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개월째 보합 혹은 감소하며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9월 동행종합지수는 7개 구성 지표 중 건설기성(-0.8)·소매판매(-0.2) 등 내수 관련 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전달보다 0.1포인트(p) 하락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소매판매는 전 분기 대비로도 줄었고 전년동기로도 줄어서 더 안 좋게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점점 짙어지는 대외 불확실성은 경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는 미처 회복하지 못한 소비를 더 억누르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31일 발표한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우리나라 수출액이 최대 61조7000억 원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장기화하는 중국의 경기 불황 역시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소비가 회복되려면 모멘텀이 필요한데 연말까지 그런 것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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