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드녹, 예비내각 구성 첫발
대표 경선 참여인사 직책줄 듯
영국 제1야당인 보수당에서 ‘첫 흑인 당 대표’로 뽑힌 케미 베이드녹 전 기업통상부 장관이 선출 직후 원내총무 인사를 발표하는 등 당 쇄신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쇄신 인사를 통해 지난 7월 총선 참패 후 무너진 보수당을 재건하고 분열된 당을 다시 하나로 규합할지 주목된다.
3일 BBC에 따르면 베이드녹 대표는 이날 레베카 해리스 의원을 원내총무로 임명하며 그림자 내각(예비 내각) 구성의 첫발을 뗐다. 해리스 의원의 공식적인 임명 절차는 4일 시작될 예정이며, 5일부터 본격적인 그림자 내각 임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베이드녹 대표는 또 자신과 보수당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로버트 젠릭 전 내무부 이민담당 부장관이 당내 고위직을 맡고, 대표 경선에 참여했던 모든 보수당 인사들에게도 직책을 하나씩 부여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통합’ 행보에도 나섰다. 다만 유력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됐지만 이번 선거에서 3위로 마감한 제임스 클레벌리 전 내무부 장관이 베이드녹 대표가 이끄는 당에서 직책을 맡지 않을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통합 행보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주요 정당의 첫 흑인 당수이자 역대 네 번째 여성 보수당 대표인 베이드녹 대표는 나이지리아 출신 이민자 부모 밑에서 태어난 이민 2세대다. 교육부 여성평등 담당 부장관과 상무장관을 지냈으며, 탄소중립 목표나 트랜스젠더 권리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등 보수당 내에서도 우파 성향이 짙은 것으로 분류된다. 그는 보수당의 총선 참패에 관해 당이 이민, 세금 문제 등 “많은 것을 잘못했다”고 말하면서도 전임자들의 실책에 대한 ‘사후 분석’을 거부했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파티게이트 스캔들에 대해서도 베이드녹 대표는 그가 ‘함정’에 빠졌고, 해당 스캔들이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존슨 전 총리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베이드녹 대표는 총선 참패로 무너진 당을 재건하고 지지율을 회복해 2029년으로 예정된 차기 총선에서 정권 재탈환을 노리고 있다. 다만 보수당의 의석수(121석)가 노동당(412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당을 이끌어야 하는 처지인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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