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 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 연합뉴스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47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는 거의 모든 정책 분야에서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5일(현지시간) 시작된 개표에서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미국의 경제와 정치, 외교안보와 사회 정책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바이든 정책 계승" 대 "보편 관세 부과"= 양당의 정책과 미국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선명하게 대비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중산층 감세와 소상공인 등을 골자로 하는 경제 관련 ‘기회의 경제’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인세와 소득세의 영구 감세, 그리고 ‘팁’에 대한 감세 등을 주장했다. 대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 물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6월 내년 세법 개정을 앞두고 공화당 의원들과 비공개 면담 자리에서 소득세 감세에 따른 세수 부족분을 ‘보편 관세’ 부과로 메꾸겠다는 구상을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무역 정책에 있어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최대 치적 중 하나인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의 ‘2인자’였던 만큼 국정 운영의 기조는 자연스레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반도체법과 IRA법에 대해 마뜩치 않은 입장이지만 당장 공화당이 강세 지역에서 관련 법의 혜택을 많이 받고 있는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도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후보는 그나마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하지만 이 역시 해리스 부통령은 디리스킹(위험 제거)과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엄청난 세율의 관세를 때리는 등 징벌적 대응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동맹에 대한 인식도 상이= 두 후보의 동맹에 대한 인식도 극과 극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일 한인들을 염두에 둔 특별기고에서 "우리(한미) 동맹이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의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이라는 것을 안다"면서 "우리의 자유와 글로벌 리더십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에 대해서도 분명한 책임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재집권에 성공하면 유럽과 한국, 일본 등에 대해 엄청난 수준의 방위비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은 동맹과 소(小)다자를 통한 글로벌 정세 관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최우선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대선 최대 쟁점된 낙태와 불법이민= 이번 대선에서 두 후보 간 최대 쟁점은 낙태권과 불법이민이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 성향 연방대법관들이 주축이 돼 폐기한 ‘로 대 웨이드’법을 새로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여성의 낙태권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나섰다. 상당수 백인 여성도 해리스 지지로 기운 배경에는 낙태권에 대한 지지가 깔려 있다. 반면 낙태 문제에서는 수세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정책, 불법 이민 문제를 강하게 거론하고 있다. 그는 3일에도 "내가 백악관을 떠난 날 우리는 최고의 국경을 갖고 있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정책을 저격했다. 전통적인 정책 이슈인 총기 규제 관련해서도 ‘연방 정부 차원의 규제’(해리스 부통령)와 ‘총기 소지 권리 옹호’(트럼프 전 대통령)라는 두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모양새다.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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