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정부가 ‘원자력 수출 및 협력에 대한 약정(MOU)’에 합의한 것은 양국 관계가 안보·경제 동맹에 이어 원전동맹 시대로 진입하고 있음을 알리는 징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는 지난 1일 미국 에너지부·국무부와 MOU에 가서명했다고 5일 밝혔다. 현대건설은 지난 4일 불가리아 원자력공사와 코즐로두이 원전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같은 날 발표했다. 불가리아 원전 사업은 총 사업비가 20조 원 규모로 알려졌으며, 현대건설은 미국 웨스팅하우스를 파트너로 이 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임기를 2개월여 남겨둔 상태에서 원자력 MOU가 마련되고, 양국 기업의 제3국 원전 시장 공동 진출이 발표되면서 한·미 원전 협력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국 기업의 원전 수주 때마다 훼방을 놓고 딴지를 걸었던 웨스팅하우스도 윈윈의 길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이 따낸 불가리아 원전에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키로 한 데서 그런 기류가 감지된다.

한·미 원전동맹은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2022년 5월 서울 회담에서 합의됐다. 당시 공동성명에는 한·미 원전 협력 및 수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마련과 사용 후 핵연료 관리, 연료 공급 협력 등이 명시됐고, 지난해 워싱턴 회담에서도 재확인됐지만, 실제 진척은 별로 없었다. 미 대선 전야 원전 수출 협력에 대한 양국 정부 합의가 이뤄진 만큼 앞으론 사용후 핵관리 문제와 원전 연료의 러시아 의존 탈피를 위한 한·미 공동 작업도 구체화해야 한다. 그래야 양국이 원전 생태계를 완벽히 갖춘 상태에서 글로벌 원전 시장을 공략하고 원전 르네상스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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