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땐 18일만에 축전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전화해 승리를 축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 대신 축하 전문을 보냈던 2016년 대선, 승리선언 18일 후에야 축하를 전했던 2020년 대선 때와 확연히 다른 행보다.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을 예고한 트럼프 당선인의 귀환으로 중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CNN은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도 홈페이지에 올린 서면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미국 인민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트럼프 선생의 대통령 당선에 축하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되자마자 시 주석이 바로 통화를 하고 나선 것은 미·중 관계 개선을 위한 적극적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트럼프 1기’가 시작됐던 2016년 대선 때 통화 대신 축하 전문을 보냈고 2020년 대선 당시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선언한 지 18일 만에 뒤늦은 축전을 보냈다. 이는 당시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결과 불복 상황을 고려한 조치이기도 했다.

되돌아온 트럼프 당선인에 중국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미 미국이 주도한 각종 대중 제재 등의 영향으로 경기 침체 위기에 놓인 중국으로선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한 60% 관세는 치명적이다. 베이징(北京)의 한 미·중 관계 전문가는 이날 통화에서 “관세 전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다. 중국으로선 특단의 대책 없이는 진짜 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할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의 귀환이 중국 경제에 큰 ‘과제’를 안긴 셈”이라고 평했다.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열리고 있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도 10조 위안(약 1946조 원) 이상의 경기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중 제재를 어느 정도로 강화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중국으로선 가장 큰 어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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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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