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226회 연락 …문 손잡이 부수고 지인 동원 합의 종용하기도
법원 "데이트 폭력에 사회적 경각심 필요, 협박과 보복 목적은 증거 부족"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의 입에 라이터를 물린 뒤 주먹을 허공에 휘두른 20대 남성의 행동이 보복성 협박은 아니라고 판단한 1심 판결이 나왔다. 다만 스토킹과 데이트폭력 혐의에 대해서는 실형이 선고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부장 조승우)는 스토킹 처벌법 위반, 재물손괴, 무면허운전 혐의 등을 적용해 A 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최근 선고했다. 하지만 A 씨에게 적용된 감금 미수와 보복협박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올해 3월 새벽 연인 사이인 B 씨의 주거지에 찾아가 현관문 손잡이를 부수고 8시간 동안 226회에 걸쳐 불안감을 일으키는 내용의 문자와 전화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를 찾아가는 과정에서는 무면허 운전을 하고, B 씨를 만나서는 차에 감금하기 위해 멱살을 잡고 차로 끌고 간 혐의도 받는다. B 씨의 핸드폰에서 112 신고 내역이 확인되자, 주머니에 있던 라이터를 B 씨의 입에 집어 물린 뒤 2회에 걸쳐 얼굴을 때릴 듯 주목을 휘두른 혐의로도 기소됐다.
법원은 보복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A 씨가 주먹을 휘두르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협박한 사실을 법정에서 인정한다"면서도 "법정진술 외에 협박행위를 보강할 증거가 없고, 협박행위를 인정하더라도 그것이 보복 목적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일부 무죄를 선고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A 씨에게 실형을 선고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준법정신을 갖추고 다른 사회 구성원과 조화롭게 살아갈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데이트 폭력으로 지칭되는 교제관계 관계 폭력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거세지는 현 시점에서는 엄한 처벌을 통해 사회적 경각심을 주는 것이 절실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B 씨는 수사기관에 합의서를 제출하면서 A 씨에 대한 처벌 불원 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감형 사유로 받아들이지 않는 결정을 했다. A 씨는 사건 당일 "강남경찰서 유치장에 긴급체포됐습니다. 선배분들께 이야기 전해주고 빨리 일 좀 봐주세요"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렸다. 이를 본 A 씨의 지인들이 B 씨에게 여러차례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13차례 형사처벌 전력을 받은 전력이 있고, 이 사건으로 구속된 이후 주변 조직 폭력배들을 통해 합의를 종용했다"며 "합의 요구와 A 씨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쩔 수 없이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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