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직후 지인과 통화에서
‘金여사에 조언’ 취지로 말해
당선이유 무속과 연관 설명
더불어민주당은 8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자신의 조언으로 대통령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했다고 주장한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 통화에서 명 씨는 지인에게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유를 ‘무속’과 연관 지어 김건희 여사에게 설명했다는 말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자체 센터를 통해 받은 제보를 하나씩 공개하면서 조기 대선을 위한 여론전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이날 오전 공개한 통화 녹음 파일과 녹취록에 따르면 명 씨는 대선 직후인 2022년 4월쯤 지인과의 통화에서 “당선인이 광화문 그쪽으로 (이전)할 모양인가 보네?”라는 물음에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 여사에게) 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말했다. 명 씨는 “내가 이랬잖아. 그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 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 있다니까”라고 부연했다. 청와대 뒤 북악산의 형상이 좋지 않은 만큼 청와대가 아닌 곳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라고 조언했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2022년 3월 20일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명 씨는 이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당선 이유도 무속과 연관해 설명했다. 그는 “(김건희) 본인이 영부인 사주가 들어앉았고, 그 밑에(?) 대통령 사주가 안 들어왔는데”라며 “근데 두 번째는 3월 9일이라서 당선된다 그랬지, 내가. 왜 그러냐.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이가 당선이 (되고) 꽃 피면 이재명이를 이길 수가 없다(고 김 여사 등에게 말해줬다)”고 했다. 이어 “함(성득) 교수가 전화 왔어. 진짜 하루 이틀 지났으면 (대선에서) 졌겠다 그랬어”라고 했다. 과거 윤 대통령의 이웃 주민으로 명 씨의 통화에서 언급된 함 교수는 문화일보에 “대화가 이뤄진 당시는 3월 대선 다음 날로 내가 전화한 게 아니라 명 씨가 내게 전화했다”며 “본인 예상이 맞아떨어졌다는 명 씨의 말에 나는 ‘태균아, 제발 이런 소리 좀 하지 마라. 이럴수록 사람들이 너를 우습게 본다’고 말했다”고 알려왔다. 함 교수는 명 씨가 캠프에 처음 왔을 때부터 무속을 근거로 ‘윤석열이 이긴다’는 주장을 내놓자 “‘네가 점쟁이냐’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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