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10종이 넘는 약을 한 번에 복용하는 만성질환자가 136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제약물 복용자는 5년간 52만 명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여러 약물 복용이 노인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만큼 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고혈압, 당뇨, 무릎관절증 등 만성질환을 1개 이상 진단받고 10개 이상 약을 60일 이상 복용하는 사람은 지난 6월 기준으로 136만1754명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122만7032명으로 90%를 차지했다. 다제약물 복용자는 △2019년 84만47명 △2020년 93만2730명 △2021년 108만108명 △2022년 117만5130명 △2023년 129만337명 등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했다. 전체 인구 대비 다제약물 복용자의 비율은 6월 기준 2.63%다. 국내 다제약물 복용자는 다른 주요 나라보다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국내 75세 이상 환자 대상 다제 병용 처방률(5개 이상 약물을 90일 또는 4회 이상 처방받은 환자 비율)은 2019년 기준 70.2%로 OECD 평균(45.7%)보다 한참 높았다.
약 여러 개를 동시에 먹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건강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공주대 보건행정학과 공동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180일 이상 10가지 이상 과도하게 복용한 노인 환자가 입원할 위험은 다제복용이 없었던 노인 환자 그룹보다 1.85배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비교 조건에서 응급실 방문과 사망 위험은 각각 1.92배, 2.57배 높았다.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약물 복용이 합병증과 무관하게 노인의 입원, 응급실 방문, 사망 위험을 상당히 높일 수 있어 환자와 의사 모두 다제약물 복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건보공단은 노인 환자의 다제약물 복용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다제약물 관리사업 등 여러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