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했습니다 - 조영직(29)·나희지(여·30) 부부
저(희지)는 남편과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됐어요. 하지만 처음부터 얼굴을 맞대고 호감을 키워간 건 아니에요. 저는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고, 남편은 헬기 조종 면허증을 따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실습 중이었거든요. 저희는 4개월여 동안 ‘16시간의 시차’를 극복하며 서로를 알아갔어요. 서로 알아갈수록 저희는 운명적으로 만난 것 같았어요. 알고 보니 같은 대학교를 나왔고, 거기서 둘이 비슷한 시기에 영어 캠프에도 참가했더라고요. 서로 점차 호감이 쌓이면서 오후 10시부터 오전 3시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연락하고 지냈습니다.
2020년도 1월 말, 설 명절에 맞춰 남편은 귀국했어요. 처음 실제로 만날 수 있었죠. 사진만 보고, 통화만 하던 사이였지만 반가운 마음에 둘이 보자마자 서로를 안았어요. 남편은 마치 군대를 기다려준 여자친구에게 꽃신을 주는 것처럼, 미국에서 신발을 사와 선물로 주더라고요. 저희는 그날 바로 연인이 됐습니다. 연애할 때는 둘 다 활동적인 성향 탓에 함께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아예 ‘버킷리스트 100가지’를 작성해 하나하나 달성해 나가는 데이트를 즐겼어요.
2년여 연애 끝에 1년간 잠깐의 이별을 맞았어요. 남편이 한국에 돌아왔지만, 군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계속 장거리 연애를 했거든요. 그런데 마침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얼굴 보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헤어지고 나서도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남아 있다는 걸 깨닫고 다시 만났어요.
저희는 지난 6월 결혼해 남편이 근무 중인 부대 관사에서 함께 지내고 있어요. 오지에 있는 군부대라 적응이 힘들었지만, 가정적인 남편 덕분에 잘 적응하며 지내나가고 있습니다. 남편은 결혼하고 행복함에 살찐다는 말을 체감하고 있대요. 원래 결혼해서도 밥은 본인이 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퇴근하고 오면 매일 맛있는 밥상이 차려져 있어 너무 고맙고 행복하다고 합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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