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화백.
천경자 화백.


천경자(1924∼2015)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천 화백의 고향인 전남 고흥에서 전시가 개최된다. 천 화백의 탄생일인 11일 개막해, 다음 달 31일까지 고흥분청문화박물관과 고흥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천경자 작가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찬란한 전설, 천경자’에는 오랫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을 비롯해 채색화 29점, 드로잉 23점, 아카이브 등 총 160여 점이 전시된다.

천 화백은 고흥 서문리에서 태어나 고흥공립보통학교 졸업 후 광주로 유학했다.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후 일본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현 동경여자미술대학)에서 공부하던 중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외할아버지를 그린 ‘조부’와 외할머니를 그린 ‘노부’가 연달아 입선하며 본격적으로 화가의 길에 들어섰다.



천경자, ‘탱고가 흐르는 황혼, 1978. 고흥군 제공.
천경자, ‘탱고가 흐르는 황혼, 1978. 고흥군 제공.


고흥분청문화박물관에서 열리는 주제전에서는 그림과 유품, 사진, 친필 편지 등을 소개한다. 천 화백의 모교인 고흥공립보통학교 3년 선배인 임길례를 모델로 그린 ‘길례언니’ 시리즈 중 ‘길례언니 Ⅱ’, 여동생 ‘옥희’를 모델로 한 것으로 보이는 ‘여인 스케치’, 1955년 미협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100호 크기 ‘정(靜)’, 작가가 즐겨 썼던 군청색이 두드러지는 1960년대작 ‘굴비를 든 남자’, 1970년대 말의 대표작 ‘탱고’ 등 주로 화풍의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천경자, ‘소녀’. 고흥군 제공
천경자, ‘소녀’. 고흥군 제공


전시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전시에는 오랫동안 일반에 공개된 적 없는 작품들도 다수 포함됐다. 예컨대, 1956년 국전에 출품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120호 크기 ‘제주도 풍경’은 수십 년 간 전시된 적이 없다. 또, 작가가 프랑스 파리에 머물던 1969년~1970년에 그린 것으로 보이는 유화 ‘누드’는 1970년 귀국전에서 한번 소개됐으나, 이후 한 번도 전시에 나온 적이 없다.



파리시절에 그린 유화작품 ‘누드’. 고흥군 제공.
파리시절에 그린 유화작품 ‘누드’. 고흥군 제공.


이밖에, 천 화백과 가까웠던 박경리 작가 등 지인들이 보낸 편지들, 자서전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의 삽화 ‘유리상자 안의 뱀’ 등 각종 삽화까지 만날 수 있다.

한편, 고흥아트센터는 공모로 선정된 청년작가 82명이 천 화백을 기리며 각자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작품을 전시한다. 이번 특별전은 천경자의 둘째 딸 수미타 김(김정희)이 예술총감독을 맡았다. 무료 관람.

박동미 기자
박동미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