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다시 당선된 이후 온라인에서 여성을 향한 혐오 표현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전략대화연구소(ISD)에 따르면 지난 5일 대선 직후 24시간 동안 SNS 엑스(X), 틱톡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여성 혐오 표현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엑스에서 ‘너의 몸은 나의 선택’(your body, my choice) ‘부엌으로 돌아가’(get back to the kitchen) 언급은 4600% 늘었다. 해당 표현은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지지하는 ‘나의 몸은 나의 선택’(My body, my choice)을 조롱의 의미로 패러디한 것이다. 부엌을 언급한 것은 전통적인 성 역할을 강요하며 여성의 위치를 가정 내로 제한하라는 요구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성 참정권을 보장한 미 헌법 제19조 개정안을 폐지하라는 주장도 다시 등장하며 전주보다 446% 늘었다.
페이스북에서도 ‘너의 몸은 나의 선택’ 문구는 현재 인기 키워드를 알려주는 ‘트렌딩’에 올랐고, 틱톡에선 여성 이용자들 계정에 이 문구를 쓴 댓글이 무더기로 달린 사례도 나타났다. 한 틱톡 크리에이터는 "여러 남성이 이 문구를 쓰며 성폭행을 위협해 영상을 지울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성을 괴롭히는 현상이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보고도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한 학부모는 페이스북에서 "딸이 대학 캠퍼스에서 ‘너의 몸은 나의 선택’이라는 말을 세 번이나 들었다"고 전했다. 한 레딧 이용자는 캠퍼스에서 마가(MAGA) 복장의 남성 무리에게 ‘네가 속한 곳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썼다.
ISD는 "(여성혐오자들이) 여성 권리 제한에 대한 서사를 더욱 노골적으로 공격적으로 주장할 수 있다는, 일종의 허가 구조로 선거 결과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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